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모기에 물려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주민이 21명으로 늘었다.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는 9일(현지시간) 모기에 물려 전파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카 감염자 4명이 새로 나왔다고 발표했다.

플로리다 주 보건국은 이번 감염자 역시 마이애미 시 북쪽에 있는 마이애미 데이드 카운티의 면적 2.6㎢ 윈우드 구역에서 모기에 물린 것으로 보고 있다.

플로리다 주는 주 내에서 서식하는 모기를 매개로 지카 바이러스 전파 사례가 발생한 미국 본토 내 최초 지역이다. 지난달 29일 처음으로 4명이 지카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달 2일엔 감염자가 14명으로 늘었다.

전날엔 마이애미 데이드 카운티에서 약 127㎞ 북쪽에 있는 팜 비치 카운티 거주민으로 최근 마이애미를 방문하고 돌아간 한 주민이 지카에 감염된 17번째 환자가 됐다.

보건 당국은 플로리다 자생 모기에 따른 감염 전파 사례를 예의주시하면서도 현재 전파가 이뤄지는 곳은 제한적인 윈우드 지역뿐이라고 강조했다.

신 생아의 소두증과 뇌 질환을 유발하는 지카 바이러스는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와 흰줄숲모기 (Aedes albopictus)에 물린 사람을 통해 주로 전파된다. 지카 감염자와의 성관계를 통해서도 2차 감염이 발생한다.

지카 감염자가 계속 출현하자 스콧 주지사와 미국 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의회의 조속한 긴급 자금 승인을 촉구했다.

스콧 주지사는 "지카 확산은 플로리다 주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전체의 문제"라면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당리당략에 호소하는 것을 멈추고, 의원들은 즉시 의회로 돌아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클 린턴 전 장관은 의회가 지카 자금 승인을 미루고 휴회 중인 것을 두고 "매우 실망스럽다"면서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 지도자들에게 초 당적으로 협력해 현재 발 묶인 행정부의 자금 요청안을 승인하든지, 새로운 법안을 만들든지 해야 한다는 점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 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월 19억 달러(약 2조1천5억 원)에 달하는 지카 대응 자금의 편성을 승인해달라고 의회에 요청했으나, 의회는 지금껏 이를 미루고 있다.

텍사스 주에선 미국 본토에서 두 번째로 지카 감염 사망자가 나왔다.

해리스 카운티 보건국은 소두증 신생아가 출산 직후 휴스턴 외곽의 병원에서 숨졌다고 이날 발표했다.

신생아의 엄마가 임신 상태로 지카 창궐국가인 엘살바도르를 다녀왔다고 당국은 소개했다. 당국은 조사를 거쳐 몇 주 전 사망한 신생아가 지카 감염에 따른 것으로 지난 5일 확인했다.

이 갓난아이보다 앞서 6월 말 다른 건강 문제를 겪던 유타 주 여성 노인이 지카 창궐 지역을 방문했다가 지카에 감염돼 목숨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