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2세대 i30. (사진=현대차 홈페이지)
현대자동차의 2세대 i30. (사진=현대차 홈페이지)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우리의 생활 속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국내차와 수입차 간의 경쟁도 날로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한경닷컴은 다양한 자동차 산업의 이야기(카톡)를 까놓고 얘기할 수 있는(까톡) 칼럼을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 김정훈 기자 ] "i30(아이써티) 살리자"

현대자동차가 인기가 시들해진 'i30' 살리기에 시동을 걸 조짐이다. 다음달 국내와 유럽 시장에 3세대 신형 출시를 앞두고 있다.

i30는 지난 몇 년간 내수 시장에서 외면받았고 존재감이 예전만 못해졌다. 지난해 i30 국내 판매대수는 3290여 대에 그쳤다. 월 270대 꼴. 신차 교체를 앞둔 올 들어서는 7월까지 1029대가 팔려 작년 동기보다 50% 줄었다.

i30는 2007년 시장에 나왔을 때만 해도 한국형 해치백(뒷좌석과 트렁크가 연결된 형태) 선두주자로 인기를 끌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유럽형 스타일의 디자인을 채택, 젊은 층의 지지를 받았다.

[김정훈의 카톡까톡] '한국형 해치백' i30, 다시 일어설까
그러나 그 인기도 2011년 2세대 차량으로 교체되면서 끝나버렸다.

업계에서 보는 실패 요인은 다양하다. 그 무렵 폭스바겐 골프가 입소문을 타면서 베스트셀링 수입차가 됐고 i30 입지가 좁아졌다는 것이다. i30는 유럽 시장에서 골프와 경쟁한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해치백 차량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산 해치백은 i30 외에 쉐보레의 크루즈 해치백과 기아차의 K3 해치백 등도 부진했다. 수입차 시장 역시 골프를 제외한 다른 모델은 소비자들에게 전혀 어필하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폭스바겐이 골프 등 주력 차종의 판매정지 처분을 받으면서 i30가 반격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지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현대차 입장에선 한동안 쪼그라든 해치백 수요를 되찾을 수 있는 기회다.

한 업계 관계자는 i30가 3세대 신형이 나온다 해도 다시 일어서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을 전했다. 차체 크기와 스타일이 닮아있는 아이오닉이 시장에서 부진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봤다.

그는 "골프가 한국에서 잘 팔렸던 것은 해치백 구매층과는 무관하다. 수입산 '아이코닉' 제품의 대명사로 인식되면서 독특한 소비층을 이뤘던 게 골프의 인기 비결이었다"고 평가했다.

i30가 골프 판매중단으로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게 이 관계자의 지적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형 i30는 가격, 제품력, 마케팅 등 삼박자가 잘 조화를 이뤄야 시장에서 다시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소형 해치백 구매자들은 합리적인 가격 선에서 운전 재미를 상당히 따지는 특성을 갖고 있다"며 "현대차가 신형 i30를 준비하면서 이러한 소비자 니즈를 잘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요한 것은 '좋은 가격과 좋은 제품'이다. 운전 재미는 기본이요, i30만의 색깔을 찾는 것도 필요하다. 한동안 시장에서 외면받았더라도 구매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상품력을 갖추면 성과는 따라올 수 있다. i30가 3세대 등장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