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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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가 급등(원·달러 환율 급락) 마감했다. 위험자산 투자 심리 확대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지연 기대감 등이 영향을 줬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7원 내린 1095.4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5월22일(종가 1090.1원) 이후 14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3.1원 내린 1103.0원에 출발한 뒤 낙폭을 키웠다. 간밤 발표된 미국 생산성 지표가 부진하자 달러화가 하락 압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노동부는 2분기 비농업부문 생산성이 연율 0.5%(계절 조정치)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0.3% 상승보다 부진한 것이다.

또 대선 일정 등으로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늦어질 것이란 전망도 원·달러 환율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이 대선을 앞둔 만큼 기준금리 인상이 지연될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며 "지속적인 유동성 유입도 원·달러 환율의 하락 요인"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과 위험자산 투자 심리 확대 등은 원화 가치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지난 8일 국제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한국 국가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상향 조정했다. AA는 S&P의 신용등급 중 세 번째로 높은 등급으로, 한국이 AA 등급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코스피지수는 글로벌 유동성과 상장사 실적 개선에 연고점을 새로 쓰며 강세를 띠고 있다.

외환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1100원선이 무너진 경우 1080원선까지 밀린 바 있다"며 "달러화 수요도 없어 단기적인 추가 하락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도 "위험자산 투자 심리 확대와 국내 주식시장 강세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