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추가 인하 기대하는데…'가계빚' 여덟 번 언급한 이주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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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두 달째 동결
"완화적 거시정책 필요"
금리인하 여지 남겼지만 가계빚 급증에 딜레마 커져
"완화적 거시정책 필요"
금리인하 여지 남겼지만 가계빚 급증에 딜레마 커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가계부채’를 여덟 번 언급했다. 저금리로 가계빚이 급증하는데 정부 대책이 이를 못 막고 있다고 우려했다. 금리 인하가 빚 증가세를 부채질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면서도 그는 “충분한 성장세를 보일 때까지 완화적 거시정책은 필요하다”며 금리 인하 여지를 완전히 닫진 않았다. 성장과 금융안정 사이에서 한은의 딜레마가 커지고 있다.
◆만장일치 “가계부채 걱정”
한은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1.25%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 6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연 1.25%로 내린 금통위는 지난달부터 부쩍 신중해졌다. 내수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이 집행되지 않은 만큼 경기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태도였다.
시장 일각에선 3분기 경기의 윤곽이 드러날 9~10월에 금리가 추가 인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0.7%에 그치는 등 저물가 기조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8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하되,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하지만 이날 금통위는 만장일치였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부채 등 저금리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금통위원들이 강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금통위가 작성하는 통화정책방향에는 지난달부터 ‘가계부채 증가세’가 첫 번째 점검사항으로 올라왔다. ◆정책 여력은 있다
이 총재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부인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기준금리 하한선을 묻는 질문에 “소규모 개방경제에서 정책금리의 실효 하한은 기축통화국보다 다소 높아야 한다”며 “이달 초 영국 중앙은행(BOE)이 정책금리를 내리면서 실효 하한을 연 0%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한은이 연 1.25%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두세 차례 낮추면 연 0%대 중후반이 된다. 그래도 BOE보다는 정책금리가 높다.
그는 “기준금리를 계속해서 내리고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확대하면서 실효 하한 수준에 가까이 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정책 대응 여력이 소진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초저금리가 소비보다는 저축을 늘리는 등 내수 회복에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금리 인하가 소비에 분명히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인하 기대는 여전
만장일치 금리 동결이 알려진 직후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93원대까지 하락(원화 가치는 상승)했다. 금리 인하 기대가 다소 약해지면서다. 하지만 곧바로 이 총재가 “원화 강세는 수출에 부담인 만큼 환율 쏠림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히자 환율은 1110원대로 상승 반전했다.
중립적인 이 총재 발언이 알려지자 시장 반응은 엇갈렸다. 금리 인하 기대로 하락하던 국채 금리는 이날 소폭 오름세로 마쳤다. 한국 경제의 걱정거리도 더 늘어났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한국 수출에 대한 무역 제재 수위가 높아진 데다 원화 강세가 겹치면서 수출과 내수 부진이 불가피하다”며 “오는 10월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만장일치 “가계부채 걱정”
한은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1.25%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 6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연 1.25%로 내린 금통위는 지난달부터 부쩍 신중해졌다. 내수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이 집행되지 않은 만큼 경기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태도였다.
시장 일각에선 3분기 경기의 윤곽이 드러날 9~10월에 금리가 추가 인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0.7%에 그치는 등 저물가 기조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8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하되,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하지만 이날 금통위는 만장일치였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부채 등 저금리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금통위원들이 강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금통위가 작성하는 통화정책방향에는 지난달부터 ‘가계부채 증가세’가 첫 번째 점검사항으로 올라왔다. ◆정책 여력은 있다
이 총재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부인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기준금리 하한선을 묻는 질문에 “소규모 개방경제에서 정책금리의 실효 하한은 기축통화국보다 다소 높아야 한다”며 “이달 초 영국 중앙은행(BOE)이 정책금리를 내리면서 실효 하한을 연 0%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한은이 연 1.25%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두세 차례 낮추면 연 0%대 중후반이 된다. 그래도 BOE보다는 정책금리가 높다.
그는 “기준금리를 계속해서 내리고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확대하면서 실효 하한 수준에 가까이 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정책 대응 여력이 소진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초저금리가 소비보다는 저축을 늘리는 등 내수 회복에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금리 인하가 소비에 분명히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인하 기대는 여전
만장일치 금리 동결이 알려진 직후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93원대까지 하락(원화 가치는 상승)했다. 금리 인하 기대가 다소 약해지면서다. 하지만 곧바로 이 총재가 “원화 강세는 수출에 부담인 만큼 환율 쏠림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히자 환율은 1110원대로 상승 반전했다.
중립적인 이 총재 발언이 알려지자 시장 반응은 엇갈렸다. 금리 인하 기대로 하락하던 국채 금리는 이날 소폭 오름세로 마쳤다. 한국 경제의 걱정거리도 더 늘어났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한국 수출에 대한 무역 제재 수위가 높아진 데다 원화 강세가 겹치면서 수출과 내수 부진이 불가피하다”며 “오는 10월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