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사람을 찾습니다' 극단 신인류 제공.JPG
연극 '사람을 찾습니다' 극단 신인류 제공.JPG
7년 전 실험적인 스타일로 관객들에게 극찬을 받았던 극단 신인류의 연극 ‘사람을 찾습니다’가 서울 명륜동 극장 동국에서 상연된다.

‘제 10회 전주국제영화제’와 ‘제8회 제주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이서 감독의 동명 영화를 연극화한 작품이다. 2009년 초연 당시 욕설과 폭력적인 모습, 성관계 장면까지 묘사해 관객들에게 강렬한 충격을 남겼다. 7년 전에 이어 이번 공연에서도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택이 아빠로 활약한 배우 최무성이 연출을 맡는다. 그는 원작 영화에서 주인공 원영 역을 맡아 열연했다.

전단지를 붙이며 생계를 꾸리는 규남과 탐욕스러운 부동산 중매업자 원영이 주인공이다. 원영은 영업을 하며 얻은 ‘화’를 규남에게 풀어낸다. 문제는 그 방식이다. 화가 날 때면 규남을 창고로 끌고 가 두들겨 팬 뒤 목줄을 채우고, 자신을 물어보라고 강요한다. 마치 투견을 길들이는 것처럼 말이다. 규남은 일상적 폭력에 길들여진다. 어느새 자신이 인간임을 잊어버리고, 한 마리 개처럼 영역 표시를 하기 시작한다.

마을에는 개가 하나 둘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어떤 개들은 주인과 함께 사라졌고, 원영과 말다툼을 벌였던 손님들이 실종되는 일도 생긴다. 미스터리한 사건의 비밀은 규남이 숨겨 온 이를 드러내면서 벗겨진다.

인간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극단적인 표현해낸 원작과, 이를 연극적으로 풀어낸 솜씨가 탁월하다. 공연은 묻는 듯 하다. 인간답게 사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우리는 어느새 인간답지 못한 삶에 길들여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번 공연은 문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컬쳐 펀딩’을 통해 크라우드 펀딩 후원을 진행한다. 공연 관람권, 커튼콜 기념촬영, 배우들과 함께하는 공연 뒤풀이 파티 등의 혜택이 마련된다. 오는 28일까지.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