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층 아파트에 정원을 결합한 ‘테라스 아파트’가 단지 내 주력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요자들이 꺼리던 저층 가구의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테라스 아파트가 주요 단지에서 최고 청약경쟁률과 시세를 형성하면서 ‘분양 보증수표’로 대접받는 분위기다. 도심 속 아파트 단지에서 화단 텃밭 등의 야외 공간을 갖고 싶어하는 도시 거주자들의 희망을 반영한 부동산 상품이라는 분석이다.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분양될 기업형 임대주택 ‘동탄레이크자이 더 테라스’ 조감도(위쪽부터 시계 방향으로)와 고양 ‘킨텍스 원시티’, 수원 ‘광교파크자이 더 테라스’.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분양될 기업형 임대주택 ‘동탄레이크자이 더 테라스’ 조감도(위쪽부터 시계 방향으로)와 고양 ‘킨텍스 원시티’, 수원 ‘광교파크자이 더 테라스’.
◆고층보다 높아진 청약경쟁률

테라스는 건물 내부에서 바깥으로 연결된 지붕이 없는 공간으로 예전에는 단독주택이나 연립주택 등에서 흔히 볼 수 있었다. 아랫집 지붕을 테라스 공간으로 활용하거나 경사진 땅에 연립주택을 계단식으로 지으면서 테라스를 확보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테라스가 신도시나 대규모 택지지구 아파트에 본격 도입되기 시작한 건 2~3년 전부터다. 선호도가 떨어지는 아파트 저층(1~3층) 가구에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일반 아파트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올 들어선 서울과 부산 등 도심 재개발·재건축 아파트에도 도입되고 있다.
로열층 인기 누른 저층 테라스 아파트
친환경 트렌드, 적은 가구 수의 희소가치가 맞물리면서 테라스 아파트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청약 1순위에서 ‘완판(완전판매)’된 서울 동작구 ‘흑석 아크로리버하임’은 테라스 평면이 주력 평면보다 청약경쟁률이 더 높았다. 테라스하우스로 지어지는 전용 84㎡T형 청약경쟁률은 102 대 1로 주력 평면인 전용 84㎡C형 경쟁률(85 대 1)을 크게 뛰어넘었다.

지난 4월 경기 고양시 장항동에서 공급된 ‘킨텍스원시티’도 테라스가 딸린 전용 84㎡T형 청약경쟁률이 31 대 1로, 이 단지 평균 경쟁률인 5 대 1을 크게 웃돌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분양된 테라스하우스는 모두 3866가구로 1순위 청약자 8만331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이 20 대 1에 달했다. 작년 전국 아파트 1순위 청약경쟁률(11 대 1)의 약 두 배에 이른다.

일부 아파트에선 테라스 프리미엄(웃돈)이 생겨날 정도다. 2012년 입주한 수원 ‘광교 에일린의 뜰’ 테라스하우스 전용 134㎡형은 분양가보다 3억~4억원 올라 12억~13억원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오는 10월 위례신도시에서 입주하는 ‘위례 자이’의 전용 124㎡테라스형도 다른 주택형보다 많은 3억원 내외의 웃돈이 붙어 있다.

◆동탄2, 세종, 개포 등 분양

건설업체들은 테라스 아파트 분양에 잇달아 나선다. GS건설은 이달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B-15·16 블록) 동탄호수공원 주변에서 테라스하우스로만 구성된 ‘동탄레이크자이 더 테라스’를 선보인다. 뉴 스테이(기업형 민간 임대주택)로 최고 4층, 27개 동에 중대형(96~106㎡) 483 규모다. 이 회사는 안산 상록구 사동에서 짓는 ‘그랑시티자이’에도 전용 68·82·95㎡ 등 3개 주택형에 테라스를 적용할 예정이다. 다음달 분양될 이 단지는 아파트 3728가구(전용 59~101㎡)와 주거용 오피스텔 555실(전용 27~54㎡)로 지어진다.

현대건설은 이달 말 서울 개포지구에서 일반분양하는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 재건축, 총 1320가구) 69가구 중 8가구를 테라스하우스로 꾸몄다. 테라스하우스의 3.3㎡당 분양가격은 일반분양 아파트 중 가장 높게 책정됐다.

원건설은 세종시 1-1생활권 L9블록에서 일부 테라스하우스를 도입한 ‘세종 힐데스하임’ 555가구(전용 107~128㎡)를 내놓는다. 대우건설은 경북 경주 현곡지구에서 ‘경주 현곡 2차 푸르지오’ 1671가구(전용 70~115㎡)를 선보일 예정인데 이 중 전용 115㎡형 22가구가 테라스하우스이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