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향기] 숲길 따라 '쉬엄쉬엄'…무더위 훌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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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속 쉼터 지리산 둘레길·함양 인공숲 상림

지리산, 그 넉넉한 자연의 품으로
산행을 원한다면 지리산으로 떠나보자. 지리산 둘레길은 산행 초보자에게도 그리 어렵지 않아 추천할 만하다. 지리산을 가운데 두고 크게 한 바퀴 이어지는 둘레길은 120여개 마을을 통과하며, 전체 길이가 총 274㎞에 이른다. 그중에서 인월~금계 구간인 3코스의 인기가 높다. TV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에서 강호동과 은지원도 다녀갔던 길이다.
인월~금계 코스는 총 20.5㎞의 거리로 인월~중군마을~수성대~배너미재~매동마을~서진암~상황마을~등구재~창원마을~금계마을로 연결된다. 천천히 가고 싶다면 도중에 매동마을 등에서 숙박을 하고 다음날 남은 구간을 걷는 게 편하다. 지리산 정상 천왕봉(1915m)을 비롯해 여러 봉우리가 펼쳐지는 풍경이 일품.

장항교를 건너 조금만 더 가면 매동마을이 나온다. 민박집이 밀집한 마을로 지리산 둘레길 3코스의 숙박지로 유명하다. 2인 기준 숙박비는 3만원부터이며 식사는 6000원이다. 식사는 기대 이상이다. 각종 나물과 맛깔난 찌개 등이 한 상 가득 차려진다. 건강식을 먹고 푹 쉬면 체력이 회복된다.
남은 3코스에서 가장 힘든 구간은 등구재다. 경사가 심해서 천천히 걷는 것이 좋다. 다행히 곳곳에 쉼터가 있어 목을 축이며 쉬엄쉬엄 오르면 된다. 등구재를 오르기 전까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다랑이논이다. 산과 함께 어우러진 논 풍경이 그야말로 절경. 경치에 취해 오르다 보면 어느새 등구재 정상이 나타난다. 올라온 길을 돌아보면 해냈다는 성취감과 함께 마음마저 시원해진다. 금계까지 가는 길도 가벼워진다. 남원 인월안내센터 (063)635-0850
신라시대에 조성한 인공 숲

경남 함양에서 가볼 만한 곳 중 하나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 숲 상림이다. 마음에 드는 곳에 돗자리를 펴고 누우면 신선이 따로 없다. 옆으로 흐르는 맑은 위천에 발만 담가도 더위가 물러난다.
상림은 신라시대 문장가이던 고운 최치원 선생이 조성했다. 천령군(지금의 함양군) 태수를 지낸 최치원은 여름마다 위천이 범람해서 읍내가 물바다로 변하는 것을 막고자 둑을 따라 나무를 심었다. 예전에는 숲을 대관림이라고 불렀으나 나중에 중간 부분이 사라지고 지금처럼 상림과 하림으로 갈라졌다. 거주지가 들어선 하림은 옛 흔적만 남아 있지만 상림은 예전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1.6㎞ 길이의 둑을 따라 조성된 상림은 갈참나무, 느릅나무 등 활엽수가 많고 수종은 120여종에 이른다. 한여름에 울창한 숲이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는 상림의 오솔길은 연인과 가족들이 즐겨 찾는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천천히 걷다 보면 마음의 답답함이 절로 풀린다.
상림에 있는 함화루, 사운정, 초선정, 화수정 등의 정자는 숲에 더욱 짙은 운치를 더한다. 상림 중간 도로 주변에는 역사인물공원도 있다. 최치원을 비롯해 정여창, 박지원 같은 함양에서 태어났거나 인연을 맺은 인물들의 흉상을 볼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걸으면 더위도 식히고 역사 속 인물들을 만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여행이 된다. 함양군 문화관광과 (055)960-42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