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패션 신진 디자이너 (3)] 최지형 쟈니헤이츠재즈 대표 "10년 후 입어도 유행에 처지지 않는 옷 만들겠다"
에르메스 버킨백에 영감을 준 것으로 유명한 배우 제인 버킨. 그는 2010년 서울시의 초대를 받아 한국을 찾았다. 한국 신진 디자이너의 작품을 평가하기 위해서였다. 역량 있는 국내 디자이너들의 해외 진출을 돕는 프로젝트인 ‘텐소울’의 일환이었다.

버킨은 한 디자이너의 의상을 보고 “이 옷이 가장 멋지고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그가 선택한 옷은 쟈니헤이츠재즈를 이끌고 있는 최지형 대표(39·사진)의 작품이었다. 최 디자이너는 텐소울 프로젝트 1위로 뽑혀 프랑스 파리에서 패션쇼를 열기도 했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프랑스 패션 스쿨인 에스모드로 유학을 떠났다. 졸업한 뒤 2007년에는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내놨다. 프랑스인이 좋아하는 화려한 드레스를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했다. 독특한 색감과 디자인에 고정 고객도 생겼다. 최 디자이너는 “내 이름을 걸고 세계시장에 도전해 인정받았기 때문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은 뒤 한국으로 돌아왔다. 최 디자이너는 “매일 입을 수 있는 중성적인 디자인의 옷을 내놓기로 했다”며 “남성적이면서도 여성적인 모순적이고 위트 있는 옷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2009년 첫선을 보인 쟈니헤이츠재즈는 개성 있는 디자인과 텐소울 1위를 차지한 디자이너의 작품이라는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그가 추구하는 콘셉트는 ‘입기 쉽고 개성 있는 옷’이다. 트레이닝복을 만들어도 러플 등을 추가해 독특함을 준다. 최 디자이너는 “회사에 갈 때나 친구를 만날 때 언제든 입을 수 있는 옷이 좋은 옷”이라며 “10년이 지난 뒤 다시 입어도 트렌드에 뒤처져 보이지 않는 옷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2013년 갤러리아에 입점한 뒤 쟈니헤이츠재즈는 중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브랜드로 유명해졌다. 최 디자이너는 “중국 소비자는 한국과 피부톤이 비슷해 한국적인 디자인과 색상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