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의 수요 부진, 조선·해운 구조조정 등의 암초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국내 기업들은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업들 하반기 실적 곳곳 '암초'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대형 조선 3사는 세계적인 선박 공급과잉, 저유가 등으로 하반기에도 불황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 전문 업체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7월 말 현재 세계 선박 수주잔량은 9818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2005년 2월 말 9657만CGT 이후 11년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올 하반기 들어 선진국과 중국의 수요 둔화가 심해지면서 세계 물동량이 감소하는 것도 조선업 불황을 장기화시키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조선의 전방산업인 해운산업이 글로벌 경기 둔화와 선박 과잉으로 침체가 지속되는 것은 조선업황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16일 실적발표를 앞둔 대우조선해양과 한진해운은 적자가 예고돼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현 경영진이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고 앙골라 국영석유회사 소난골이 대우조선에 발주한 드릴십을 인도해가지 않아 1조원을 받지 못하는 등 대내외 악재가 겹쳤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한진해운 역시 산업은행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간 부족자금 조달에 대한 대립으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직전의 위기에 처한 상태다.

올 하반기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내년도 사업계획을 짜는 데 어려움을 겪는 기업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달 매출 상위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연간 실적이 연초에 세운 목표치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한 기업은 38.7%로 그렇지 않은 기업(25.4%)보다 많았다.

LG경제연구원은 “하반기에도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저유가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가 줄어들면서 지난해 소폭 개선됐던 기업수익성이 다시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