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보험료도 인하될 듯
분할상환 대상 전세대출은 대출금 전액이 아닌 일부다. 차주 부담을 고려해 원하는 만큼만 나눠 갚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전세대출 만기가 보통 2년으로 짧아 만기 안에 대출금 전액을 나눠 갚기는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전세대출의 일부만이라도 분할상환하면 만기 때 갚아야 할 원금과 총이자는 줄어든다. 2년 만기, 연 3% 금리로 1억원을 전세대출받았다가 2년 동안 월 42만원씩 원금을 분할상환하면 만기 때 원금 상환액은 9000만원이 된다. 2년간 1000만원의 목돈을 만드는 효과다. 원금 상환에 따라 2년 동안 부담해야 하는 총이자는 600만원에서 572만원으로 줄어든다.
금융위가 전세대출 분할상환을 추진하는 것은 상환능력 범위 내에서 대출받고, 처음부터 나눠 갚는 관행을 정착시키기 위해서다. 집을 살 때 받는 주택담보대출은 지난 2월 수도권에 이어 5월부터는 비수도권에서도 분할상환 원칙을 시행하고 있다.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전세대출 잔액이 늘어나는 것도 금융위가 분할상환을 유도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은행권 전세대출 잔액은 2013년 말 28조원에서 지난 5월 말 44조1000억원으로 늘었다.
정기적금 금리가 전세대출 금리보다 낮기 때문에 저축으로 전세대출 상환자금을 마련하는 것보다는 원금을 나눠 갚는 게 차주에게도 유리하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금융위는 전세대출 분할상환이 안착할 수 있도록 분할상환 땐 차주가 부담해야 하는 보증 보험료를 깎아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세대출은 주택금융공사나 서울보증보험이 보증하고 있으며, 보증료는 대출금의 0.1~0.5% 수준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