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사업에 대규모 자금 몰려
호텔건설 등 관광산업도 재개
세계은행, 올 GDP 7% 증가 전망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동의 화약고’로 불리는 이라크로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라크는 석유 매장량이 세계 5위로 개발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돼왔다.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무력충돌한 이후 투자자의 현지 투자심리가 급속히 얼어붙었다. 이라크 국민의 반정부·반부패 시위는 정국 불안을 키웠다.
이라크가 투자자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은 미국 지원을 등에 업은 이라크 정부군이 IS 격퇴전에서 주도권을 쥐면서다. 사회 불안도 차츰 줄어들면서 대(對)이라크 외국인직접투자(FDI)가 3년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3년 만에 FDI 다시 늘어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지난해 34억달러(약 3조7100억원)에 머물던 이라크 FDI가 올해는 40억달러로 18% 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라크에 대한 FDI는 2013년 51억달러를 넘어섰으나 2014년 IS가 이라크를 포함한 중동 일대에 국가 수립을 선포하고 점령지를 늘려가면서 급감했다.
이라크 정부군은 올 들어 주요 도시에서 IS 세력을 몰아내기 시작했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서쪽 50㎞ 거리에 있는 팔루자를 되찾았다. 이 지역은 IS가 근거지로 삼던 요충지였다. IS 최대 근거지인 모술을 탈환할 가능성도 높다.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과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은 바그다드를 연이어 찾아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에게 지원 의사를 밝히고 560명의 미군을 추가 파병했다. 반정부 시위 역시 약해졌다.
알아바디 총리 재정고문인 무드헤르 살리는 “팔루자와 라마디 탈환 이후 모든 것이 변했다”며 “진지하게 이라크 투자를 고려하는 글로벌 기업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미국 간판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은 지난 1월 이라크의 전력 인프라를 개선하는 사업에 약 1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GE가 이라크에 투자를 시작한 2008년 이후 최대 규모다. 세계은행 산하 국제금융공사(IFC)는 지난 4월 이라크 전력회사 한 곳에 3억7500만달러를 대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은행이 이라크에 처음으로 대형 자금지원사업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미국 윈덤호텔그룹도 2018년까지 이슬람 시아파 성지인 나자프주에 두 개의 호텔을 새로 열기로 했다.
◆대규모 투자 이어질까
국제통화기금(IMF)이 이라크를 지원하기로 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IMF는 지난달 정부지출 삭감, 부패 척결, 세금 인상 등 요구 조건을 내건 53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지원을 발표했다. 2013년과 2015년에 이어 세 번째 구제금융이다.
세계은행은 경제개혁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석유생산량 증가, 군사적 위협 축소 등과 맞물려 이라크의 국내총생산(GDP)이 올해 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을 중심으로 산유량 동결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국제 유가가 배럴당 45달러까지 오른 것도 이라크 경제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이라크에 대한 투자자의 불신이 완전히 사라지기까지 갈 길이 멀다는 의견도 많다. 이라크 정부 재정상황은 여전히 취약하다. 재정적자는 지난해 GDP의 14.3%에서 올해 15%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IS와의 일전도 남아 있다. IS 최대 점령지 모술을 되찾는 과정에서 수백만명의 피난민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WSJ는 “외국인 투자를 더 많이 유치하려면 이라크 정부가 관료주의도 서둘러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계은행이 평가한 이라크의 투자적합도 순위는 189개국 가운데 161위에 그쳤다.
영국의 반독점 기관은 23일(현지시간) 애플과 구글의 거대한 모바일 생태계가 영국의 새로운 디지털 경쟁 규칙을 위반했는지 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동부표준시로 이른 오전 시간에 이 소식이 알려진 후 애플과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이 날 미국 증시 개장전 거래에서 각각 0.5%, 0.3% 하락한 채 거래되고 있다. 영국 경쟁 및 시장청(CMA)는 이 날 두 거대 기술 기업의 운영체제, 앱스토어, 스마트폰 기반 브라우저 등 각각의 모바일 생태계에서 두 기업의 위치를 평가하기 위해 조사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CMA는 “조사에서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는 사람들과 앱같은 혁신적 서비스나 콘텐츠를 개발하는 수천 개 기업에 미치는 영향도 살펴볼 것” 이라고 언급했다. 올해 초 영국은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처럼 디지털 시장, 경쟁 및 소비자법(DMCC)이라는 새로운 법률이 발효됐다. 이 법은 디지털 시장에서 반경쟁적 행위를 방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정한 디지털 활동에서 상당한 시장 지배력을 가진 대기업을 ”전략적 시장 지위”로 지정할 수 있다. CMA도 권한이 강화됐다. 이 기관은 전략적 시장 지위를 부여받은 회사에 대해 반경쟁 행위를 막기 위한 조치를 부과할 수 있게 됐다. 애플 대변인은 CNBC에 “우리가 운영하는 모든 세그먼트와 관할권에서 경쟁에 직면해 있다”며 CMA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한국증권금융은 23일 이사회를 열어 설경아 심사부장을 신임 상무로 선임했다. 여성 집행임원이 선임된 것은 한국증권금융 70년 역사상 처음이다.설 신임 상무는 1972년생으로 동덕여대 가정학 학사와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 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한국증권금융에서 심사부장, 자본시장금융부장 등을 거쳤다.김희문 경영관리부장도 신임 상무로 함께 선임했다. 김 신임 상무는 1971년생으로 고려대 경영학 학사,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증권금융에서 경영관리부장과 기획부장 등을 거쳤다. 두 신임 상무는 다음달 3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박종필 기자
LG전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리스크가 현실화하면 미국으로 공장을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냉장고를 미국 테네시주 클라크스빌에 있는 세탁기 및 건조기 공장으로 옮기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김창태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23일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이 본질적인 공급망 변화를 해야 하는 수준이면 생산시설 이전 및 기존 생산지별 캐파(생산능력) 조정 등 적극적인 생산지 변화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고율 관세가 부과된 제품은 여러 생산지에서 생산하는 방법으로 대응하고, 유통업체와도 협력해 리스크를 최소화할 것”이라며 “잠재적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수립 중”이라고 밝혔다.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주요 무역 적자국인 중국 멕시코 베트남 등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관측된다. LG전자는 “이들 국가는 LG전자의 주요 생산 기지가 있는 지역”이며 “만일 여기에 수입 물량 제한 조치까지 취해진다면 관세 영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LG전자는 테네시주 클라크스빌 공장 뒤편에 현재 규모 공장을 4개 더 지을 수 있는 땅을 마련해놨다. 언제라도 생산시설을 구축할 수 있다는 얘기다.이날 LG전자는 지난해 매출이 87조7282억원으로 전년 대비 6.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물류비 급증 여파로 1년 전보다 6.4% 감소한 3조4197억원에 그쳤다.박의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