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올레' 언론시사회 / 사진 = 최혁 기자
영화 '올레' 언론시사회 / 사진 = 최혁 기자
[ 한예진 기자 ] 강력한 웃음 폭탄이 등장했다. 폼 나게 살고 싶었던 세 남자, 이들의 화려한 일탈이 바쁜 일상에 치여사는 현대인들에게 유쾌한 휴식을 선사한다.

영화 '올레'(감독 채두병·제작 어바웃필름) 언론시사회가 17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채두병 감독을 비롯해 배우 신하균, 박희순, 오만석이 참석해 영화와 관련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올레'는 평탄하던 인생에 적신호가 켜진 세 친구가 선배 부친의 부고를 듣고 제주도를 방문하면서 벌어지는 예측 불가 돌발상황을 그린 이야기다.

대기업 과장인 중필(신하균)은 어느 날 갑자기 희망퇴직 대상 통보를 받았고, 13년간 사법고시 공부에 몰두해온 수탁(박희순)은 사법고시가 폐지된 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방송국 메인 앵커인 은동(오만석)은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삶을 살지만 남모를 아픔이 있다.

제주도에서 만난 세 친구는 사회 생활에 치여 잊고 지냈던 설렘과 대학 시절을 추억하며 감상에 젖는다. 자신의 인생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휴식을 얻게되며 관객들에게도 힐링을 선사한다.
'올레' 박희순 / 사진 = 최혁 기자
'올레' 박희순 / 사진 = 최혁 기자
세 남자는 맛깔나는 욕과 철없는 행동으로 103분의 러닝타임 동안 쉴 새 없는 웃음을 자아낸다. 39살로 등장하지만 10대 시절의 '진짜 친구'를 떠올리게끔 한다.

박희순은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이렇게 질펀하게 놀아도 될까'하는 의문점이 있었다. 감독님을 만나보니 그래도 되겠구나 싶더라"며 "지금도 친구를 만나면 40대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순수한 20대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 대본대로 재미있게 놀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즐거운 촬영 기억을 떠올렸다.

'올레'는 채두병 감독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채 감독이 39살 때 고시 장수생인 친구가 사법고시에 떨어지고 함께 제주도로 떠났다. 그 때 게스트하우스에서 생활을 하며 새롭고 재미있는 경험들을 하게 됐다고.

채 감독은 "사회에서 성공한 친구들도 각자 힘든 일이 있더라.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써서 관객들에게 힐링을 주길 바랐다. 관객에게 이야기를 하는 영화가 아니라 관객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영화가 되자고 생각했다. 극장에서 영웅을 보며 판타지에 빠지는 것도 좋지만, 스크린이라는 큰 거울에 비춰진 우리 모습이 나쁘지만은 않다는 것이 관전포인트"라고 전했다.

청량한 하늘, 에메랄드 빛 바다 등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주요 장면의 배경으로 담아냈다. 세 남자의 이야기와 함께 보여지는 제주도의 명소들 역시 영화의 볼거리 중 하나로 자리잡는다.
'올레' 채두병 감독 / 사진 = 최혁 기자
'올레' 채두병 감독 / 사진 = 최혁 기자
채 감독은 "'올레'의 뜻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길이 막혀있다 해도 옆에는 샛길이 있더라. 우리는 안정적인 것을 따라가지만 누군가가 인생을 책임져주진 않는다. 희망퇴직, 병, 고시에 떨어져도 어디로든 데려다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올레'를 제목으로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신하균은 "많이 힘들고 지쳐있는 분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영화다. 남아 있는 여름의 열기를 시원하게 날려버릴 유쾌하고 재미있는 '올레'를 기억해달라"고 당부했으며, 박희순은 "희망적이고 밝은 톤으로 이야기하지만 자신을 한 번 되돌아볼 수 있는 영화다. 가을이 오는 즈음 이 영화를 통해 힐링이 되셨으면 좋겠다. 시원한 극장에서 우리 영화를 보며 웃고 즐길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오만석은 "여름 대작이 많다. 우리 영화는 소소하지만 웃음이 있는 또다른 종류의 영화다. 영화 속 세 친구처럼 우리 삶에서도 그런 친구들이 다 있을 거다. 영화를 찍으며 학창시절 친구들이 많이 생각났다. 친구들이 그리울 때 함께 모여서 보면 옛날 생각이 나고 좋은 시간이 될 것 같다"고 또 하나의 우정 영화로 자리잡을 것을 예고했다.



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geni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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