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게 산 항공권 싸게 공급하다가 차액 감당못해 결국 사기"

유명 영화배우 등 문화예술계 종사자를 상대로 억대의 항공권 판매 사기를 벌인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안양만안경찰서는 사기 등 혐의로 최모(36)씨를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최씨는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영화배우와 뮤지컬 배우 등 197명으로부터 항공권을 저렴하게 구매해주겠다고 속여 5억여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예술계 종사하는 지인에게 해외 리조트 사업에 투자하면 원금과 수익금을 돌려주겠다고 속여 2억7천여만원을 투자받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에서 최씨는 "뮤지컬을 워낙 좋아해서 팬클럽에도 가입해 활동하곤 했다"며 "유명한 사람들이 항공권 구입을 부탁해오니 기분이 좋아져서 계속 항공권을 싸게 공급하려다가 결국 사기 범행을 하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뮤지컬 배우나 공연 기획사 관계자들이며 유명 영화배우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씨는 최근까지 모 방송사 자회사에 근무하면서, 여행사 직원이 아닌데도 특정 여행사를 통해 항공권 매매를 중개했다.

경찰 조사결과 최씨는 처음엔 특가 상품으로 나온 항공권을 배우 등에게 싸게 공급하다가, 구매 요청이 쇄도하자 비싼 값에 항공권을 구입해 싸게 파는 방식으로 돌려막기를 해오다가 결국 차액을 감당하지 못해 항공권을 공급하지 못하게 됐다.

최씨는 자신 명의로 1억여원을 대출받아 항공권을 구입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통상 사기범죄라고 하면, 싼값에 항공권을 사서 비싸게 팔아 차액을 챙기는 방식인데, 이번 피의자는 비싸게 항공권을 구입해서 싸게 팔려다보니 나중에 돈을 감당하지 못해 결국 사기 범행을 저지르게 된 것"이라며 "검거된 최씨 수중에는 돈이 거의 없는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돌려막기가 불가능해지자 일본으로 출국, 친척들에게서 돈을 빌려 사건을 해결하려다가 여의치 않자 지난 12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다가 경찰에 검거됐다.

앞서 이달 초 서울 대학로 등에서 공연을 하는 뮤지컬 배우와 공연 관계자 등은 최씨를 처벌해달라며 고소장을 제출, 경찰이 수사를 벌여왔다.

(안양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goa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