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가 전체 직원의 7%에 해당하는 5500명을 해고한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하드웨어에 치우친 사업 구조를 다변화하는 구조조정의 일환이다.

시스코의 주력 사업은 네트워크 장비인 스위치와 라우터 판매다. 두 장비 매출은 각각 전체의 30%와 15%를 차지한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킹(SDN)’이라는 새로운 기술이 뜨면서 네트워크 장비 판매가 주춤해지고 있다. 이날 발표된 시스코 2016회계연도 4분기(5~7월) 실적에 따르면 스위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했지만 라우터 매출은 6% 감소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 화웨이 등 경쟁회사의 추격이 거세진 것도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시스코는 대량 감원으로 아낀 비용을 보안과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컴퓨팅 등에 쏟아부을 계획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달 사이버보안 업체 클라우드락을 인수한 것을 비롯해 시스코가 보안과 데이터분석 벤처기업을 여럿 사들였다”고 전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