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실패 경험 축적해야 불황기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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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출신 요시카와 료조 도쿄대 특임연구원
삼성전자 상무로 이건희 회장 보좌
최근 한국서 <4차 산업혁명> 발간
"대국관 가진 리더 절실히 필요"
삼성전자 상무로 이건희 회장 보좌
최근 한국서 <4차 산업혁명> 발간
"대국관 가진 리더 절실히 필요"
“삼성그룹은 제품 경쟁력을 길러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됐습니다. 하지만 축적에서는 약해 보입니다.”
일본 도쿄대 모노즈쿠리경영연구센터의 요시카와 료조 특임연구원(사진)은 2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1994년부터 10년간 삼성전자 상무로 컴퓨터지원설계(CAD) 프로그램 등으로 제작 혁신을 이끈 요시카와 연구원은 삼성을 가장 잘 아는 일본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이건희 삼성회장을 가까이서 보좌하며 이 회장의 건강이 악화되기 전까지 정기적으로 만났다.
그는 “삼성은 글로벌 시대에 맞춰 적극적이고 빠르게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는 좋은 문화를 보유하고 있다”며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소프트웨어를 강조하며 사내 문화 혁신에 나선 것도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더 적극적으로 파악해 소비자에게 선택받는 힘을 키우려는 의도로 본다”고 했다.
경험과 지식이 제대로 축적되지 않는 점은 삼성을 비롯한 한국 기업의 약점으로 꼽았다. 그는 “삼성 관계자들과 함께 일본 기업을 방문하면 과거에 받은 자료를 다시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며 “같은 회사지만 내부에서 경험과 지식이 공유되지 않는다는 걸 느꼈다”고 지적했다. 요시카와 연구원은 “이 회장도 ‘일본에서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점은 축적’이라고 자주 말하곤 했다”며 “한국 기업은 실패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 강해 실패 경험도 축적하지 않는데 이는 일본과 같은 저성장기가 닥쳤을 때 큰 약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퇴직 후 모노즈쿠리경영연구센터에서 한국과 일본의 제조업 혁신을 연구 중인 그는 최근 《4차 산업혁명》(한국능률협회컨설팅 출판)이라는 저서를 발간했다. 책에서는 중국 등에 쫓기는 한국과 일본이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제조업 혁신이 현실화되는 4차산업 시대에는 저임금으로 특정 단계의 생산비를 낮추는 것의 의미가 줄어든다”며 “축적된 빅데이터를 활용해 전반적인 시스템을 조정하는 만큼 산업 분야에 폭넓은 경험이 있는 기업이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저출산·고령화, 에너지 문제, 농업 개혁 등의 해결책으로 4차 산업혁명을 통한 사업 기회 창출이 다뤄지고 있다”며 “최근 열린 일본 게이단렌(經團連)의 하계 포럼에서도 4차 산업혁명이 중요한 의제로 다뤄졌다”고 소개했다.
요시카와 연구원은 “한국 경영자들도 4차 산업혁명이 실행되는 앞으로 10년간 기회를 잡을 수도 있지만 완전히 몰락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세계를 폭넓게 바라보는 ‘대국관(大局觀)’을 갖춘 리더가 절실해진다”고 강조했다. “조직원 가운데 한 분야에서 전문적인 일을 하면서 다른 여러 분야에도 능해 생산성과 품질 향상을 주도하는 ‘다능공(多能工)’이 각광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일본 도쿄대 모노즈쿠리경영연구센터의 요시카와 료조 특임연구원(사진)은 2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1994년부터 10년간 삼성전자 상무로 컴퓨터지원설계(CAD) 프로그램 등으로 제작 혁신을 이끈 요시카와 연구원은 삼성을 가장 잘 아는 일본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이건희 삼성회장을 가까이서 보좌하며 이 회장의 건강이 악화되기 전까지 정기적으로 만났다.
그는 “삼성은 글로벌 시대에 맞춰 적극적이고 빠르게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는 좋은 문화를 보유하고 있다”며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소프트웨어를 강조하며 사내 문화 혁신에 나선 것도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더 적극적으로 파악해 소비자에게 선택받는 힘을 키우려는 의도로 본다”고 했다.
경험과 지식이 제대로 축적되지 않는 점은 삼성을 비롯한 한국 기업의 약점으로 꼽았다. 그는 “삼성 관계자들과 함께 일본 기업을 방문하면 과거에 받은 자료를 다시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며 “같은 회사지만 내부에서 경험과 지식이 공유되지 않는다는 걸 느꼈다”고 지적했다. 요시카와 연구원은 “이 회장도 ‘일본에서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점은 축적’이라고 자주 말하곤 했다”며 “한국 기업은 실패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 강해 실패 경험도 축적하지 않는데 이는 일본과 같은 저성장기가 닥쳤을 때 큰 약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퇴직 후 모노즈쿠리경영연구센터에서 한국과 일본의 제조업 혁신을 연구 중인 그는 최근 《4차 산업혁명》(한국능률협회컨설팅 출판)이라는 저서를 발간했다. 책에서는 중국 등에 쫓기는 한국과 일본이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제조업 혁신이 현실화되는 4차산업 시대에는 저임금으로 특정 단계의 생산비를 낮추는 것의 의미가 줄어든다”며 “축적된 빅데이터를 활용해 전반적인 시스템을 조정하는 만큼 산업 분야에 폭넓은 경험이 있는 기업이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저출산·고령화, 에너지 문제, 농업 개혁 등의 해결책으로 4차 산업혁명을 통한 사업 기회 창출이 다뤄지고 있다”며 “최근 열린 일본 게이단렌(經團連)의 하계 포럼에서도 4차 산업혁명이 중요한 의제로 다뤄졌다”고 소개했다.
요시카와 연구원은 “한국 경영자들도 4차 산업혁명이 실행되는 앞으로 10년간 기회를 잡을 수도 있지만 완전히 몰락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세계를 폭넓게 바라보는 ‘대국관(大局觀)’을 갖춘 리더가 절실해진다”고 강조했다. “조직원 가운데 한 분야에서 전문적인 일을 하면서 다른 여러 분야에도 능해 생산성과 품질 향상을 주도하는 ‘다능공(多能工)’이 각광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