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트브릿지와 골드만삭스는 21일 해피콜 창업주인 이현삼 회장으로부터 해피콜 경영권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인수가는 1800억원으로 알려졌다. 이스트브릿지와 골드만삭스가 각각 500억원과 400억원을 투자하며, 매각자 측인 이 회장도 100억원을 다시 투자하는 구조다. 나머지 800억원은 금융권 대출(인수금융)로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이 1999년 설립한 해피콜은 위아래로 접히는 프라이팬인 ‘양면 압력팬’, 특수코팅 냄비, 초고속 블렌더 등 혁신적인 주방용품을 선보이면서 국내 업계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매출 1321억원, 영업이익 107억원을 거뒀으며 올해 매출은 2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임정강 이스트브릿지 대표는 “해피콜을 프랑스 테팔, 독일 휘슬러와 같은 세계적인 주방용품 브랜드로 키우자”며 이 회장을 설득해 이번 거래를 이끌어냈다. 임 대표가 골드만삭스를 사업 파트너로 끌어들인 것도 글로벌 IB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하기 위해서다.
이재현 골드만삭스 한국투자책임(전무)은 “국내 주방용품업계에서 혁신을 이끌어낸 해피콜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추가 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 능력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도 국내 간판 벤처·PEF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 사장(2008~2011년)으로 재직하면서 스틱의 해외투자 사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해외투자 전문가다.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가 국내 PEF 운용사와 중견기업이 글로벌 IB와 손잡고 해외 사업을 확대하는 새로운 합작 모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스트브릿지와 골드만삭스는 해피콜 이사회에 동수로 참여해 회사를 공동 경영한다는 데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회사 경영진을 새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 회장도 회장 직책을 유지하면서 창업 과정에서 쌓은 연구개발 노하우 등을 새로운 경영진에 전수할 계획이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