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미 음악인생 30년…앨범 내고 콘서트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사진)가 데뷔 30주년을 맞았다. 조수미는 이를 기념한 앨범 ‘라 프리마돈나’를 23일 발매하는 데 이어 오는 25일부터는 전국 투어 콘서트도 연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이달 28일 공연은 전석 매진됐다.

조수미의 30년 음악인생과 삶을 담은 앨범 ‘라 프리마돈나’는 도이치그라모폰과 데카에서 녹음했다. 로시니의 ‘오리백작’, 모차르트 ‘마술피리’ 등 주요 오페라 아리아 16곡, 가곡 16곡이 두 장의 CD에 담겨 있다. 조수미는 25일 충주를 시작으로 9월3일까지 서울 군산 창원 안양 등 다섯 개 도시에서 투어 공연을 하고 앨범 수록곡을 들려준다. 그는 앨범을 통해 “상상도 못 하던 많은 성과를 30년 동안 이뤄 기쁘다”고 말했다.

조수미는 1986년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의 질다 역으로 데뷔했다. 이탈리아 트리에스테 베르디극장에서 데뷔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그는 1988년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오스트리아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의 만남이었다.

카라얀은 조수미의 목소리를 듣고 “신이 내린,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목소리”라고 극찬했다. 그리고는 오페라 ‘가면무도회’ 음반을 녹음하면서 조수미에게 오스카 역을 맡겼다. 영국 클래식 평론지 ‘그라모폰’은 “별다른 공을 들이지 않고도 터져 나오는 목소리가 흡사 ‘천상의 빛’처럼 빛나서 카라얀이 매료될 만하다”고 평가했다.

카라얀의 갑작스러운 타계로 조수미는 게오르그 솔티가 지휘하는 가면무도회 오페라 공연에 올랐다. 이 공연은 그의 이름을 세계에 알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후 플라시도 도밍고, 안드레아 보첼리 등 세계적 성악가들과 호흡을 맞추며 보폭을 넓혔다.

이번 앨범에는 그의 기량을 모두 담은 아리아가 담겼다. ‘오리백작’의 ‘슬픔의 포로가 되어’, 비제 ‘카르멘’의 ‘집시 카르멘’, 슈트라우스 ‘그림자 없는 여인’의 ‘어찌 제가 울지 않을 수 있겠어요’ 등을 통해 짙은 사랑과 애절한 그리움의 향연을 펼친다. 바흐의 ‘아베 마리아’, 파야의 ‘케 세라 세라’ 등 친숙한 가곡도 담았다.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가요 ‘옛사랑’도 보너스 트랙으로 추가했다.

조수미는 “예술가는 청중을 위해 존재한다”며 “청중을 위해 나의 모든 것을 바쳐 공연을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