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R&D 예산 25% 관리하는 한국연구재단 조무제 신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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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투자 필요한 기초연구 위협받지 않도록 할 것"
창의적 과학자 발굴이 재단 경쟁력
제도·조직·평가 등 글로벌화 추진
"인문사회 분야 인재도 발굴"
창의적 과학자 발굴이 재단 경쟁력
제도·조직·평가 등 글로벌화 추진
"인문사회 분야 인재도 발굴"
“제4차 산업혁명은 물론 미국 중국 등과의 과학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창의력을 가진 과학자를 발굴하는 안목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합니다.”
조무제 신임 한국연구재단 이사장(72·사진)은 “과학기술 분야에서 국내 1등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세계 1등 연구를 하는 과학자를 배출하려면 연구재단의 글로벌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23일 말했다. 조 이사장은 지난 7월 사임한 정민근 이사장의 뒤를 이어 이날 제5대 이사장에 취임했다.
조 이사장은 경상대 농화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농화학 석사, 미국 미주리주립대에서 생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3년 경상대 교수로 부임한 뒤 경상대 총장, 울산과학기술원(UNIST) 총장, 대통령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을 지내며 청년 과학자 양성과 과학 기술 정책에 힘을 쏟았다.
조 이사장은 취임 소감을 묻자 “나는 1기 해외 박사후연구원 과정을 비롯해 선도연구센터(SRC), 학제 간 융합 선도연구센터(NCRC), 두뇌한국(BK)21, 목적기초사업 등 재단 지원사업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과학자”라며 “친정으로 되돌아온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재단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이사장은 “연구재단은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4조5000억원가량을 관리 지원하고 있지만 세계적 학술기구인 미국과학재단(NSF), 독일연구협회(DFG), 일본 과학기술진흥기구(JST)에 비해 조직이나 제도 등에서 미흡한 면이 많다”고 진단했다.
조 이사장이 꺼낸 카드는 ‘5G’다. 연구재단의 제도와 조직, 평가, 성과, 국제 협력 등 5개 분야를 세계화(globalization)하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그는 취임 직후 재단이 지원하는 연구사업의 책임을 맡은 600여명의 프로젝트 매니저(PM) 전원에게 이메일을 썼다. 창의적이고 경쟁력 있는 연구자를 발굴하는 PM의 경쟁력이 바로 재단의 경쟁력이자 한국 과학의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그는 “대학의 경쟁력은 교수로부터 나오듯 한 나라의 과학기술 경쟁력은 과학자에게서 나온다”며 “세계적인 연구와 연구자를 배출하려면 무엇보다 이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연구재단이 세계 수준의 연구지원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했다.
기초연구에 대한 투자도 강조했다. 조 이사장은 “지난해 말라리아 치료물질을 개발한 공로로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중국의 여성 약학자 투유유도 30년 전 덩샤오핑 국가주석의 지시로 연구를 시작했다”며 “이처럼 장기간 투자가 필요한 기초 연구에 대한 지원이 위협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문사회 분야에서 새로운 생각을 하는 연구자를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연구재단은 2009년 한국과학재단과 한국학술진흥재단, 국제과학기술협력재단 등 3개 기관이 통합해 출범했다. 하지만 7년간 이사장이 다섯 명이나 바뀌었다. 임기 3년을 정상적으로 채운 이사장이 한 명도 없다. 조 이사장은 “미국과 유럽 학술기구는 10~20년씩 기관장을 하는 문화가 정착된 데 비해 한국은 매우 불안정하다”며 “장기간 안목을 갖고 책임을 지는 정책을 펴려면 학술기구 기관장의 임기를 보장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조무제 신임 한국연구재단 이사장(72·사진)은 “과학기술 분야에서 국내 1등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세계 1등 연구를 하는 과학자를 배출하려면 연구재단의 글로벌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23일 말했다. 조 이사장은 지난 7월 사임한 정민근 이사장의 뒤를 이어 이날 제5대 이사장에 취임했다.
조 이사장은 경상대 농화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농화학 석사, 미국 미주리주립대에서 생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3년 경상대 교수로 부임한 뒤 경상대 총장, 울산과학기술원(UNIST) 총장, 대통령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을 지내며 청년 과학자 양성과 과학 기술 정책에 힘을 쏟았다.
조 이사장은 취임 소감을 묻자 “나는 1기 해외 박사후연구원 과정을 비롯해 선도연구센터(SRC), 학제 간 융합 선도연구센터(NCRC), 두뇌한국(BK)21, 목적기초사업 등 재단 지원사업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과학자”라며 “친정으로 되돌아온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재단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이사장은 “연구재단은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4조5000억원가량을 관리 지원하고 있지만 세계적 학술기구인 미국과학재단(NSF), 독일연구협회(DFG), 일본 과학기술진흥기구(JST)에 비해 조직이나 제도 등에서 미흡한 면이 많다”고 진단했다.
조 이사장이 꺼낸 카드는 ‘5G’다. 연구재단의 제도와 조직, 평가, 성과, 국제 협력 등 5개 분야를 세계화(globalization)하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그는 취임 직후 재단이 지원하는 연구사업의 책임을 맡은 600여명의 프로젝트 매니저(PM) 전원에게 이메일을 썼다. 창의적이고 경쟁력 있는 연구자를 발굴하는 PM의 경쟁력이 바로 재단의 경쟁력이자 한국 과학의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그는 “대학의 경쟁력은 교수로부터 나오듯 한 나라의 과학기술 경쟁력은 과학자에게서 나온다”며 “세계적인 연구와 연구자를 배출하려면 무엇보다 이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연구재단이 세계 수준의 연구지원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했다.
기초연구에 대한 투자도 강조했다. 조 이사장은 “지난해 말라리아 치료물질을 개발한 공로로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중국의 여성 약학자 투유유도 30년 전 덩샤오핑 국가주석의 지시로 연구를 시작했다”며 “이처럼 장기간 투자가 필요한 기초 연구에 대한 지원이 위협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문사회 분야에서 새로운 생각을 하는 연구자를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연구재단은 2009년 한국과학재단과 한국학술진흥재단, 국제과학기술협력재단 등 3개 기관이 통합해 출범했다. 하지만 7년간 이사장이 다섯 명이나 바뀌었다. 임기 3년을 정상적으로 채운 이사장이 한 명도 없다. 조 이사장은 “미국과 유럽 학술기구는 10~20년씩 기관장을 하는 문화가 정착된 데 비해 한국은 매우 불안정하다”며 “장기간 안목을 갖고 책임을 지는 정책을 펴려면 학술기구 기관장의 임기를 보장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