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합의대로 성과연봉제 도입하겠다"
주택금융공사 노조가 금융노조를 탈퇴한 것은 성과연봉제 도입을 둘러싼 견해차 때문이다. 금융노조는 다음달 총파업을 예고한 데서 보듯 성과연봉제 도입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반면 주택금융공사는 지난 5월 이사회 결의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지난달 노사가 제도 도입에 합의했다.
김재천 주택금융공사 사장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한 설명회를 수차례 열며 설득했고 결국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 결과 지난달 비(非)간부직급에 대해 같은 직급이라도 성과에 따라 기본연봉 인상률을 최대 3%까지, 성과급의 차등 폭은 최대 2배로 다르게 적용하는 내용의 임금체계 개편에 노사가 합의했다.
금융노조 소속 금융공기업 중 성과연봉제를 노사 합의로 도입하는 곳은 현재까지 주택금융공사가 유일하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금융노조 소속 다른 금융공기업들은 이사회에서 결의했지만 아직 노사 합의는 이루지 못했다. 예금보험공사도 노사가 성과연봉제에 합의했지만 금융노조 소속은 아니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조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에 찬성하는 직원이 많아졌다”며 “성과연봉제를 반대하는 금융노조와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다 보니 같이하는 게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금융노조 측은 성과연봉제 도입에 합의한 주택금융공사 노조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원회는 올 들어 근무연한에 따라 급여가 오르는 호봉제나 형식적인 연봉제 등 연공 중심의 보상 체계가 금융업 생산성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금융계의 고임금 구조가 사회적 비용을 늘린다는 판단에서 성과주의 보상체계 확산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위는 금융공기업에 이어 민간 은행 및 금융회사로까지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민간 은행들은 전국은행연합회를 통해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한 가이드라인까지 마련했지만 금융노조 측 반발로 눈치만 보고 있다. 금융노조는 성과연봉제 도입을 저지하기 위해 다음달 23일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금융노조의 총파업이 이뤄지면 2014년 9월 이후 2년 만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