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대형은행 네 곳이 손을 잡고 핀테크(금융+기술)의 일종인 ‘블록체인’을 활용한 디지털화폐 개발에 나선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위스 UBS와 독일 도이치뱅크, 스페인의 산탄데르, 미국의 뉴욕 멜런은행이 공동으로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화폐인 ‘공용결제화폐(utility settlement coin)’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24일 보도했다. 이들은 보안업체 클리어매틱스 테크놀로지스의 보안 솔루션을 바탕으로 디지털화폐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더 재프리 UBS 핀테크개발부장은 “2018년 초 공용결제화폐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며 “내년부터 중앙은행과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기 위한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디지털화폐 활용을 진지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록체인은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사용자가 거래 내역을 공유하며 거래할 때마다 이를 대조해 위조를 막는 분권화된 방식이다. 거래 내역이 모든 거래주체에게 공유되기 때문에 공유된 정보를 모두 조작하기는 어렵다. 별도 보안 프로그램 없이 강력한 보안 능력을 지닐 수 있다.

또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만든 가상화폐는 다른 통화로 쉽게 교환할 수 있으며, ‘진짜 돈’이 움직이지 않고 장부상 거래만 이뤄지기 때문에 금융거래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컨설팅회사 올리버와이먼의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업계가 거래 과정에서 부담하는 비용은 연간 650억~800억유로(약 82조~101조원)로 추산된다.

금융계에서는 이미 디지털화폐 개발이 한창이다. 씨티은행이 ‘씨티코인’을 개발 중이고, 골드만삭스는 ‘SETL코인’을 내놨다. JP모간 역시 비슷한 디지털화폐 개발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