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2013년 Fed의 양적완화 단계적 축소(테이퍼링) 발표 때와 지난해 말 금리 인상 때와 같은 ‘금융시장 발작’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임박한 미국 금리인상…숨죽인 시장
재닛 옐런 Fed 의장은 지난 26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지난 몇 달 동안 추가 금리 인상을 위한 근거가 강화됐다”고 밝혔다. 스탠리 피셔 Fed 부의장도 옐런 의장 연설 직후 CNBC와의 인터뷰에서 9월 금리 인상이나 연내 한 차례 이상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모두 열려 있는 얘기”라고 말했다. Fed는 올해 다음달과 11월, 12월 세 차례 금리결정회의를 남겨두고 있다.

미국 금융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가치는 급등했다. 엔화 가치는 1.30% 급락한 달러당 101.84엔으로 밀렸다. 유로와 파운드화 가치도 달러 대비 각각 0.73%, 0.43% 하락했다. 미국 단기국채 금리는 급등했다. 나스닥지수를 제외한 다우존스지수와 S&P500지수는 미끄러졌다.

CNBC는 “Fed가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해 신흥국에서 외국인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는 ‘긴축 발작’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2013년 6월 벤 버냉키 전 Fed 의장의 테이퍼링 발언으로 309억달러, 지난해 금리 인상을 앞두고는 992억달러가 신흥국에서 유출됐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미국이 빠르게 추가 금리 인상 모드에 들어가면 한국도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가 커져 통화정책 결정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심성미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