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에너지 "태양광 웨이퍼 원가 경쟁력 세계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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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광수 사장의 혁신 경영
2년간 원가 40% 줄여 채권단 설득…출자전환
지난해 4년 만에 영업흑자
"본게임은 이제부터"
장비 확충·공정개선으로 웨이퍼 대량생산 체제 구축
내년 경쟁사보다 10% 저렴
2년간 원가 40% 줄여 채권단 설득…출자전환
지난해 4년 만에 영업흑자
"본게임은 이제부터"
장비 확충·공정개선으로 웨이퍼 대량생산 체제 구축
내년 경쟁사보다 10% 저렴
2014년 여름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신광수 당시 웅진홀딩스(현 웅진) 사장을 불렀다. 그룹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서 벗어난 직후였다. 태양광 사업을 맡기기 위해서였다.
윤 회장은 연간 수백억원씩 적자를 내는 태양광 잉곳·웨이퍼 전문기업 웅진에너지를 정상화시킬 수 있는 사람은 신 사장뿐이라고 판단했다. 신 사장 또한 망설이지 않았다. “3년 안에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돌려놓겠다”고 약속했다.
2년간 원가 40% 줄여
그해 8월 신 사장은 웅진에너지 대표로 취임했다. 향후 3년 안에 달성할 주요 프로젝트 3개를 구상했다.
첫 번째 목표는 명확했다. 영업이익을 내는 기업으로 돌려놓는 것이었다. 중국 업체에 비해 30~40% 높은 제조 원가를 낮추는 방법부터 고민했다. 제품 가격보다도 원가가 높은 게 가장 큰 문제였다. 최신 장비로 바꾸는 게 손쉬운 방법이었다. 하지만 불가능했다. 이미 빚이 많아 투자할 돈을 추가로 조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돈 안 들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수밖에 없었다. 소모성 자재를 최대한 적게 쓰는 ‘원가 혁신’에 나섰다. “공정 효율화만으로 지난 2년간 원가의 약 40%를 줄였다”는 게 신 사장의 설명이다. 같은 기간 30%가량 잉곳·웨이퍼 가격이 폭락했음에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다. 작년엔 4년 만에 처음 영업 흑자를 내는 데도 성공했다.
두 번째는 부채 비율을 낮추는 것이었다. 막대한 빚 부담을 떠안고 사업을 확장하긴 어려웠다. 채권단 설득에 나섰다. ‘빚을 주식으로 맞바꿔달라’고 호소했다. “이익이 나더라도 이자로 다 나가면 투자를 못 해 결국 뒤처질 것”이란 논리를 제시했다. 설득은 통했다. 지난 1월 사채권자집회에서 약 423억원의 채권이 주식으로 전환됐다. 두 번의 큰 고비를 넘긴 셈이었다.
“세계 최고 원가 경쟁력 확보”
막혔던 돈줄이 다소 트이고 난 뒤 신 사장은 곧바로 투자에 들어갔다. 마지막 세 번째 프로젝트였다. 웅진에너지 기술을 제품에 구현하려면 제조 장비가 뒷받침돼야 했다.
태양광 사업을 접거나 축소한 국내 기업의 장비를 싸게 사오는 데 주력했다. 올 1월 한솔테크닉스 태양광 장비 구입이 시작이었다. 6월엔 E&R솔라(옛 STX솔라) 구미 공장을 155억원에 사들였다. 기존 대전 공장에서 기둥 형태의 잉곳을 뽑아낸 뒤 구미 공장에서 얇게 잘라 웨이퍼로 팔기 위해서였다.
최근엔 SKC솔믹스에서 수십대의 장비를 30억원에 사왔다. 신규 장비였다면 1000억원 이상 필요한 투자였다.
공정 개선과 장비 확충으로 웅진에너지의 태양광 잉곳 및 웨이퍼 생산능력은 월 400t에서 600t으로 껑충 뛸 예정이다. 국내 1위, 세계 3위 규모다. ‘법정관리로 가장 먼저 태양광 사업을 접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주요 글로벌 태양광 기업으로 올라선 것이다.
신 사장은 “본격적인 게임은 내년부터”라고 말했다. 올해 인수한 장비를 제대로 가동하려면 시간이 필요해서다. 지난 2년간 원가절감을 하면서 쌓아온 노하우를 신규 장비에서 구현할 작정이다. 원가를 확 낮출 수 있는 기술이다.
“중국 기업보다 10%가량 더 싸게 생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세계 최고 가격경쟁력이 생기는 셈이다. 신 사장은 “중국 업체들이 촉발한 태양광 시장의 치킨 게임은 앞으로 2~3년 안에 끝날 가능성이 크다”며 “여기서 살아남아 승자독식 체제의 수혜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윤 회장은 연간 수백억원씩 적자를 내는 태양광 잉곳·웨이퍼 전문기업 웅진에너지를 정상화시킬 수 있는 사람은 신 사장뿐이라고 판단했다. 신 사장 또한 망설이지 않았다. “3년 안에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돌려놓겠다”고 약속했다.
2년간 원가 40% 줄여
그해 8월 신 사장은 웅진에너지 대표로 취임했다. 향후 3년 안에 달성할 주요 프로젝트 3개를 구상했다.
첫 번째 목표는 명확했다. 영업이익을 내는 기업으로 돌려놓는 것이었다. 중국 업체에 비해 30~40% 높은 제조 원가를 낮추는 방법부터 고민했다. 제품 가격보다도 원가가 높은 게 가장 큰 문제였다. 최신 장비로 바꾸는 게 손쉬운 방법이었다. 하지만 불가능했다. 이미 빚이 많아 투자할 돈을 추가로 조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돈 안 들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수밖에 없었다. 소모성 자재를 최대한 적게 쓰는 ‘원가 혁신’에 나섰다. “공정 효율화만으로 지난 2년간 원가의 약 40%를 줄였다”는 게 신 사장의 설명이다. 같은 기간 30%가량 잉곳·웨이퍼 가격이 폭락했음에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다. 작년엔 4년 만에 처음 영업 흑자를 내는 데도 성공했다.
두 번째는 부채 비율을 낮추는 것이었다. 막대한 빚 부담을 떠안고 사업을 확장하긴 어려웠다. 채권단 설득에 나섰다. ‘빚을 주식으로 맞바꿔달라’고 호소했다. “이익이 나더라도 이자로 다 나가면 투자를 못 해 결국 뒤처질 것”이란 논리를 제시했다. 설득은 통했다. 지난 1월 사채권자집회에서 약 423억원의 채권이 주식으로 전환됐다. 두 번의 큰 고비를 넘긴 셈이었다.
“세계 최고 원가 경쟁력 확보”
막혔던 돈줄이 다소 트이고 난 뒤 신 사장은 곧바로 투자에 들어갔다. 마지막 세 번째 프로젝트였다. 웅진에너지 기술을 제품에 구현하려면 제조 장비가 뒷받침돼야 했다.
태양광 사업을 접거나 축소한 국내 기업의 장비를 싸게 사오는 데 주력했다. 올 1월 한솔테크닉스 태양광 장비 구입이 시작이었다. 6월엔 E&R솔라(옛 STX솔라) 구미 공장을 155억원에 사들였다. 기존 대전 공장에서 기둥 형태의 잉곳을 뽑아낸 뒤 구미 공장에서 얇게 잘라 웨이퍼로 팔기 위해서였다.
최근엔 SKC솔믹스에서 수십대의 장비를 30억원에 사왔다. 신규 장비였다면 1000억원 이상 필요한 투자였다.
공정 개선과 장비 확충으로 웅진에너지의 태양광 잉곳 및 웨이퍼 생산능력은 월 400t에서 600t으로 껑충 뛸 예정이다. 국내 1위, 세계 3위 규모다. ‘법정관리로 가장 먼저 태양광 사업을 접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주요 글로벌 태양광 기업으로 올라선 것이다.
신 사장은 “본격적인 게임은 내년부터”라고 말했다. 올해 인수한 장비를 제대로 가동하려면 시간이 필요해서다. 지난 2년간 원가절감을 하면서 쌓아온 노하우를 신규 장비에서 구현할 작정이다. 원가를 확 낮출 수 있는 기술이다.
“중국 기업보다 10%가량 더 싸게 생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세계 최고 가격경쟁력이 생기는 셈이다. 신 사장은 “중국 업체들이 촉발한 태양광 시장의 치킨 게임은 앞으로 2~3년 안에 끝날 가능성이 크다”며 “여기서 살아남아 승자독식 체제의 수혜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