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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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훈 기자 ] "매장을 찾는 손님들이 아무래도 뜸했죠. 이달에는 차 팔기 정말 어렵네요." (국산차 영업소 직원)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잔인한 8월'을 보내며 비수기를 피해가지 못했다. 여름 휴가로 공장가동을 멈추는 등 한 주를 쉬었다가 노조 파업까지 겹치면서 회사는 물론 일선 영업점에서도 차 판매에 큰 어려움을 호소했다.

30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한국GM 등 파업과 시름하고 있는 주요 업체들은 8월 한 달간 내수 판매량이 급감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지난 6월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이 종료되면서 7월 내수가 작년 동월 대비 20%, 전달보다 30% 각각 감소했다. 이달에도 계절적 비수기에 파업 여파로 큰 폭의 판매 감소세가 불가피하다.

현대·기아차는 노조 파업에 10만대 생산 차질이 발생하면서 인기 차종의 출고 지연, 수출 감소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정부가 마련한 노후 경유차 지원책이 조속히 시행되지 못한 것도 한몫 더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상반기 개소세 혜택으로 조기 신차 구매자가 많았다"며 "매년 8월은 비수기인데 파업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됐다"고 토로했다.

파업이 길어지면서 추석 연휴로 인해 영업일수가 줄어드는 9월까지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산차 업체들은 '9월 성수기는 옛말'이라며 예전과 달리 9월이라고 차 판매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파업 타격은 후발업체인 한국GM이 큰 편이다. 한국GM은 노조 파업에 생산 손실이 이번 주 1만대를 넘어가면서 다급해졌다. 인기 차종 스파크와 말리부 출고량은 반토막 날 처지다.

회사 위기감을 공유하고 생산 장려금 400만원에 무파업 합의를 본 쌍용차 노조와 달리 달리 한국GM 노조는 지난해 1조원 가까운 회사 손실에도 양보없이 밀어붙이고 있다. 지난주 29차 교섭에서 사측은 기본급 7만원 인상, 성과 및 격려금 900만원 등 최종안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작년(기본급 8만3000원 인상, 격려·성과급 1050만원)보다 적다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파업이 없는 쌍용차와 르노삼성도 판매 위축 영향을 피해가긴 어려운 실정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행이 늦춰지고 있는 노후차 지원책의 기대 심리로 차량 구입을 늦추는 소비자가 꽤 많다"고 말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