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음향을 지향하는 국악 전문 공연장이 다음달 1일 문을 연다. 서울 와룡동 창덕궁 맞은편에 있는 서울돈화문국악당(사진)이다.

대문을 들어서면 야외 공연용 잔디마당과 함께 지하 3층~지하 1층의 야트막한 한옥이 눈에 들어온다. 지하 2~3층에 자리한 공연장은 140석 규모다. 소리를 억제하는 흡음재 대신 반사재 위주로 공연장을 설계하고, 마감재로는 전통 창호지와 재래종 소나무를 썼다. 객석과 무대와의 거리도 좁혔다. 인위적인 음향 효과 없이 객석에 소리를 또렷이 전달하기 위해서다.

초대 예술감독인 김정승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음악과 교수는 3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민속악부터 궁중음악까지 다양한 장르의 국악 공연과 관객 참여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국악 예술가의 삶과 음악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내는 스토리텔링 공연도 자체 기획해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1일 열리는 개관 공연에는 국립국악원 정악단과 안숙선 명창, 김덕수 사물놀이패가 무대에 오른다. 2~10일에는 개관축제 ‘별례악’을 연다. 특별한 예를 갖췄다는 뜻인 이 공연은 국악관현악부터 연희극, 굿, 민속음악까지 다채로운 장르를 다룬다. 다음달 1일과 3일에는 돈화문 일대에서 야외 국악축제 ‘돈화문산대’도 연다. 퓨전 국악 단체와 지역 예술인이 거리공연을 벌이고 국악기를 비롯해 전통 차와 술, 공예 등의 체험 부스가 마련된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