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보다 계좌 추적을 하기 어려운 가상화폐 ‘모네로’가 마약업계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0일 보도했다.

가상화폐 정보사이트 코인캡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 중인 모네로의 총 가치(시가총액)는 이날 1억2700만달러(약 1421억원)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 2500만달러에서 다섯 배 넘게 증가했다. 환각제인 액체 LSD와 하이브리드 대마초 등을 판매하는 인기 마약거래 사이트 알파베이가 다음달 1일부터 모네로로 마약을 구입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다.

모네로의 인기 요인은 한층 강화된 익명성이다. 거래 승인 과정에서 여러 거래를 하나로 합치고, 이중 열쇠 암호화 주소를 사용해 계좌 추적을 어렵게 했다. 비트코인 역시 익명성이 보장되지만 정부와 사설 조사기관이 비트코인과 연계된 달러 계좌의 소유주를 밝혀내는 단계까지 추적 기술을 발전시키면서 익명성이 위협받고 있다.

2014년 4월 만들어진 모네로의 시가총액은 전체 가상화폐 중 7위에 해당한다. 비트코인 시가총액과 비교해선 1%에 불과하다. 하지만 가상화폐 주요 활용처인 마약업계의 지지를 받고 있어 위상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는 “비트코인도 2011년 마약 및 불법 물품 거래 사이트인 실크로드가 2011년 결제수단으로 받아들이면서 급성장했다”고 전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