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미디어 뉴스룸-한경닷컴] 경영학과 뜨고, 한의학과 지고…'30년 인기학과 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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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학원하늘교육과 공동 기획
시대별로 지원대학·학과 집계
IMF 이후 '실용학과' 인기 급증
한의과, 시장 포화 등 선호도 '뚝'
빅데이터 대세로 통계학과 떠올라
시대별로 지원대학·학과 집계
IMF 이후 '실용학과' 인기 급증
한의과, 시장 포화 등 선호도 '뚝'
빅데이터 대세로 통계학과 떠올라
대학입시의 계절이 돌아왔다.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9일까지 대학수학능력시험 원서 접수가 진행 중이다. 한경닷컴은 대입 시즌을 맞아 종로학원하늘교육과 함께 1985학년도부터 2015학년도까지 30년 동안의 대입 배치표(학교 및 학과별 합격가능 예상점수)를 분석하는 기획 시리즈를 내놨다. 입시 데이터의 시계열적 흐름을 추출해 그 의미와 맥락을 짚어보자는 취지였다.
분석 대상으로 삼은 배치표는 해당 연도 수험생이 응시한 수능 모의고사 결과와 지원 희망대학 등을 토대로 종로학원이 작성한 것이다. 4년제 종합대 정시모집 기준, 5년 단위로 인문계·자연계 커트라인 상위 20개 학과씩 집계했다. 배치표상 커트라인은 실제 입학 성적과 다소 차이가 있다. 그러나 공개된 자료 가운데 비교적 신빙성 높은 데이터로 대입과 사회 변화의 상관관계 및 변화 추이를 살피기에는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다. ‘대입 배치표 30년 변천사’ 제목의 시리즈는 온라인상에서 높은 관심을 받았다. 시리즈 1편 ‘문·이과 1위 서울대 법대→경영, 서울대 물리→의대’ 기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 440여회 공유됐다. 4편 ‘위기의 한의학, 배치표가 예고했다’ 기사는 지난 1일 온라인상에 게재된 한국경제신문 전체 기사 중 독자가 가장 많이 읽은 뉴스가 됐다.
학력고사부터 최근 수능까지 데이터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뚜렷했다. ‘입시는 사회를 반영하는 거울’이라는 것이다. 30년 동안 인문계 1위는 서울대 법학과에서 경영학과로, 자연계 1위는 물리학과에서 의예과로 바뀌었다. 오랫동안 학생들의 진로진학을 지도한 신동원 휘문고 교장은 “당대의 사회 현상이나 흐름이 입시에도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말했다.
특히 자연계 학과의 트렌드 변화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1985~1990학년도 배치표를 보면 서울대 물리학과를 비롯해 전국 상위 20개 명단에 든 전공 대부분이 공과대학 학과였다. 우수학생이 의대로만 몰리는 지금과 달랐다. 과학기술 발전에 박차를 가하던 당시 이 분야 우수인재 수요가 많았던 사회적 흐름이 반영됐다. 김종우 양재고 진로진학부장은 “정책적으로 공대를 키우고 과학인재를 육성한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고 풀이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도 “이제는 기초과학 인재 육성을 위한 국가적 대책이 나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1997년 외환위기는 입시에서도 커다란 변곡점이었다.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순수 전공은 배치표 순위권 밖으로 밀려나고 실용 학과가 치고 올라왔다. 대학 졸업 후 고소득 전문직이나 안정적 직장 취업이 보장되는 ‘면허가 있는 학과’가 본격적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의·치의대를 비롯한 경찰대, 교육대, 약학대 등의 약진이 대표적이다.
물론 입시 제도와 대학별 전형의 변화도 변수였다. 1994학년도 수능 도입에 이어 2000년대 들어 특별전형과 무시험전형, 수시전형이 선보였다. 수능 9등급제와 선택형 수능이 시행됐으며 수시 비중은 2017학년도 기준 69.9%까지 치솟았다.
학과들은 사회 변화와 함께 뜨고 졌다. 2000년대 초중반 전성기를 구가한 한의예과는 최근 수험생 선호도가 뚝 떨어졌다. 시장 포화와 영상·진단의학 발전, 건강기능식품 등 대체재 등장에 따른 수요 잠식 탓이다. 1980년대 인기를 얻었던 통계학과는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다시 뜨고 있다. 김철응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교수(한국통계학회장)는 “예전과는 맥락이 다르다”며 “사회가 고도화하고 전문적 통계 지식을 요구하는 분야가 생겨나면서 통계학의 활용 범위가 넓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분석 대상으로 삼은 배치표는 해당 연도 수험생이 응시한 수능 모의고사 결과와 지원 희망대학 등을 토대로 종로학원이 작성한 것이다. 4년제 종합대 정시모집 기준, 5년 단위로 인문계·자연계 커트라인 상위 20개 학과씩 집계했다. 배치표상 커트라인은 실제 입학 성적과 다소 차이가 있다. 그러나 공개된 자료 가운데 비교적 신빙성 높은 데이터로 대입과 사회 변화의 상관관계 및 변화 추이를 살피기에는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다. ‘대입 배치표 30년 변천사’ 제목의 시리즈는 온라인상에서 높은 관심을 받았다. 시리즈 1편 ‘문·이과 1위 서울대 법대→경영, 서울대 물리→의대’ 기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 440여회 공유됐다. 4편 ‘위기의 한의학, 배치표가 예고했다’ 기사는 지난 1일 온라인상에 게재된 한국경제신문 전체 기사 중 독자가 가장 많이 읽은 뉴스가 됐다.
학력고사부터 최근 수능까지 데이터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뚜렷했다. ‘입시는 사회를 반영하는 거울’이라는 것이다. 30년 동안 인문계 1위는 서울대 법학과에서 경영학과로, 자연계 1위는 물리학과에서 의예과로 바뀌었다. 오랫동안 학생들의 진로진학을 지도한 신동원 휘문고 교장은 “당대의 사회 현상이나 흐름이 입시에도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말했다.
특히 자연계 학과의 트렌드 변화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1985~1990학년도 배치표를 보면 서울대 물리학과를 비롯해 전국 상위 20개 명단에 든 전공 대부분이 공과대학 학과였다. 우수학생이 의대로만 몰리는 지금과 달랐다. 과학기술 발전에 박차를 가하던 당시 이 분야 우수인재 수요가 많았던 사회적 흐름이 반영됐다. 김종우 양재고 진로진학부장은 “정책적으로 공대를 키우고 과학인재를 육성한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고 풀이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도 “이제는 기초과학 인재 육성을 위한 국가적 대책이 나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1997년 외환위기는 입시에서도 커다란 변곡점이었다.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순수 전공은 배치표 순위권 밖으로 밀려나고 실용 학과가 치고 올라왔다. 대학 졸업 후 고소득 전문직이나 안정적 직장 취업이 보장되는 ‘면허가 있는 학과’가 본격적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의·치의대를 비롯한 경찰대, 교육대, 약학대 등의 약진이 대표적이다.
물론 입시 제도와 대학별 전형의 변화도 변수였다. 1994학년도 수능 도입에 이어 2000년대 들어 특별전형과 무시험전형, 수시전형이 선보였다. 수능 9등급제와 선택형 수능이 시행됐으며 수시 비중은 2017학년도 기준 69.9%까지 치솟았다.
학과들은 사회 변화와 함께 뜨고 졌다. 2000년대 초중반 전성기를 구가한 한의예과는 최근 수험생 선호도가 뚝 떨어졌다. 시장 포화와 영상·진단의학 발전, 건강기능식품 등 대체재 등장에 따른 수요 잠식 탓이다. 1980년대 인기를 얻었던 통계학과는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다시 뜨고 있다. 김철응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교수(한국통계학회장)는 “예전과는 맥락이 다르다”며 “사회가 고도화하고 전문적 통계 지식을 요구하는 분야가 생겨나면서 통계학의 활용 범위가 넓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