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공대, 통념 깬 새로운 기부 프로그램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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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포부·계획 내세워 기부금 모은다
단순히 돈만 내는 관행 탈피…'나만의 기부 프로그램' 도입
홈페이지 통해 공개 모금…대중들의 소액기부 활성화
중국 IT성지 선전 탐방 계획 등 견학비용 기부금으로 충당
단순히 돈만 내는 관행 탈피…'나만의 기부 프로그램' 도입
홈페이지 통해 공개 모금…대중들의 소액기부 활성화
중국 IT성지 선전 탐방 계획 등 견학비용 기부금으로 충당
서울대 공대가 기부에 대한 통념을 뒤바꾼다. 기부자가 직접 자신만의 기부 취지와 대상을 설계해 모금에 나서는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기부받기를 원하는 학생들도 자신의 포부 및 계획을 밝히고 장학금이나 창업 자금을 모금할 수 있게 했다. 소액기부를 활성화하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 방식을 기부에 접목하는 첫 시도다.
2일 서울대에 따르면 서울대 공대는 기부자, 수혜자가 각각 자신만의 기부를 설계해 직접 모금할 수 있는 ‘나의 기부프로그램 만들기’를 오는 5일 공대 발전기금 홈페이지에 신설하고 본격 운영하기로 했다.
이 프로그램은 능동적이면서 적극적으로 기부하고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할 수 있다. 기부 취지에 공감을 살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사회적기업 창업을 위해 초기 자금이 필요한 창업 지망생은 자신의 포부와 사업 내용, 구체적 계획 등을 밝히고 공개적으로 모금에 나설 수 있다. 특별한 사정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학생은 자신의 이야기와 미래 계획을 밝히고 장학금을 모금할 수도 있다.
김태완 서울대 공대 대외부학장은 “기부에 크라우드 펀딩 개념을 적용한 것”이라며 “학생과 학교, 나아가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아이디어라면 무엇이든 환영”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시도는 동문회나 기업의 고액기부에 의존하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기부의 맥이 끊길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김 부학장은 “경기 침체로 기업의 기부가 줄어드는 추세”라며 “기부에 스토리를 입혀 일반 대중의 소액기부를 활성화시켜야만 기부금이 늘고 양질의 교육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대 공대는 캠페인 방식의 기부 프로그램이 다양화되고 입소문을 타면서 소액기부가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대 공대가 운영 중인 기부 프로그램은 10여개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교육 환경 및 인프라 개선’ ‘문화 및 교육 행사 지원’ 등 기부금 용도가 추상적인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공대 학생들의 중국 선전 탐방 지원’ ‘도전적인 스포츠 활동 지원’ ‘학내 청소 근로자들의 생활 개선’ 등 구체적 콘텐츠를 지닌 다양한 기부가 가능해진다.
지난 1월 “학생들이 중국의 정보기술(IT) 성지인 선전을 견학하며 변화하는 중국을 느낄 수 있게 해달라”며 공대에 5000만원을 기부한 공장자동화기기 생산업체인 대호테크 정영화 대표(57)의 기부가 시범 사례다. 그의 기부금을 종잣돈 삼아 20여명의 로봇 전공 학부생·대학원생은 2월 선전을 방문해 로봇 창업 생태계를 체험하고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시제품으로 구현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서울대 공대 관계자는 “수혜자는 수시로 비디오나 후기를 통해 캠페인에 참여한 기부자에게 기부금이 목적에 맞게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이 같은 기부 스토리가 쌓여 자연스럽게 추가 기부로 이어질 수 있는 자생적인 기부 플랫폼이 형성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2일 서울대에 따르면 서울대 공대는 기부자, 수혜자가 각각 자신만의 기부를 설계해 직접 모금할 수 있는 ‘나의 기부프로그램 만들기’를 오는 5일 공대 발전기금 홈페이지에 신설하고 본격 운영하기로 했다.
이 프로그램은 능동적이면서 적극적으로 기부하고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할 수 있다. 기부 취지에 공감을 살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사회적기업 창업을 위해 초기 자금이 필요한 창업 지망생은 자신의 포부와 사업 내용, 구체적 계획 등을 밝히고 공개적으로 모금에 나설 수 있다. 특별한 사정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학생은 자신의 이야기와 미래 계획을 밝히고 장학금을 모금할 수도 있다.
김태완 서울대 공대 대외부학장은 “기부에 크라우드 펀딩 개념을 적용한 것”이라며 “학생과 학교, 나아가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아이디어라면 무엇이든 환영”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시도는 동문회나 기업의 고액기부에 의존하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기부의 맥이 끊길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김 부학장은 “경기 침체로 기업의 기부가 줄어드는 추세”라며 “기부에 스토리를 입혀 일반 대중의 소액기부를 활성화시켜야만 기부금이 늘고 양질의 교육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대 공대는 캠페인 방식의 기부 프로그램이 다양화되고 입소문을 타면서 소액기부가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대 공대가 운영 중인 기부 프로그램은 10여개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교육 환경 및 인프라 개선’ ‘문화 및 교육 행사 지원’ 등 기부금 용도가 추상적인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공대 학생들의 중국 선전 탐방 지원’ ‘도전적인 스포츠 활동 지원’ ‘학내 청소 근로자들의 생활 개선’ 등 구체적 콘텐츠를 지닌 다양한 기부가 가능해진다.
지난 1월 “학생들이 중국의 정보기술(IT) 성지인 선전을 견학하며 변화하는 중국을 느낄 수 있게 해달라”며 공대에 5000만원을 기부한 공장자동화기기 생산업체인 대호테크 정영화 대표(57)의 기부가 시범 사례다. 그의 기부금을 종잣돈 삼아 20여명의 로봇 전공 학부생·대학원생은 2월 선전을 방문해 로봇 창업 생태계를 체험하고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시제품으로 구현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서울대 공대 관계자는 “수혜자는 수시로 비디오나 후기를 통해 캠페인에 참여한 기부자에게 기부금이 목적에 맞게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이 같은 기부 스토리가 쌓여 자연스럽게 추가 기부로 이어질 수 있는 자생적인 기부 플랫폼이 형성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