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재수·청년실업·전세난민 미래엔 사라진다?…쿨다운 도래"
NH투자증권 산하 100세시대 연구소는 인구구조 변화로 인해 앞으로 10년~20년 안에 재수·청년실업·전세난민과 같은 현재 우리 사회를 짓누르는 걱정거리들이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청년 인구가 줄면서 경쟁 강도도 낮아지는 이른바 '쿨다운(Cool down)' 시대가 와 사회가 한층 차분해지고 안정적으로 움직일 것이란 분석이다.

5일 100세시대 연구소는 '쿨다운 시대가 다가온다'라는 보고서를 통해 인구구조의 변화로 머지 않은 미래에 입시, 취업, 주택 구입과 관련한 소위 3대 경쟁 체제가 해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서동필 수석연구원은 "주택 마련 문제와 청년 취업률은 모두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생기는 현상"이라며 "인구구조 변화로 인해 주택은 남아돌고, 일손은 부족해지는 사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소는 이같은 시대를 '쿨다운'으로 정의하고 이를 가져올 인구구조 변화에 주목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1960년대 우리나라의 인구구조 모습은 밑변이 넓은 삼각형이었다가 지금은 중간이 불록한 다이아몬드 형태를 띠고 있다.

앞으로 50년 뒤인 2060년에는 역삼각형 모양으로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꼭 100년 만에 인구구조 모습이 정반대로 바뀌는 것이다.

낮은 출산율과 장수에 기인한 인구구조 변화는 필연적으로 사회 다양한 영역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란 게 연구소 설명이다.

입시 경쟁이 우선 그렇다. 2020년이면 만 18세 인구가 50만명까지 줄어들며 현재의 대학 입학 정원(57만명)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일부 명문대 입학은 제외하더라도 상당수 대학을 경쟁없이 들어갈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입시 경쟁의 쿨다운이다.

이에 따라 재수는 사라지고 대학에 입학한 이후 보다 나은 학교로 진학하기 위한 '반수'만 남을 것으로 연구소는 내다봤다.

2060년이면 입시 인원(30만명) 이 현재 4년제 입학 정원(35만명)보다 적어 전교에서 꼴지를 해도 4년제 대학에 입학할 수 있을 전망이다.

서 연구원은 "대학 구조조정과 온라인 강좌 증가 등으로 대학교가 사라지고 있어 실제 (입시 경쟁이 완전히 사라지기 까지는) 그 이상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2030년이면 청년 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현재 회사의 청년 일자리(322만개)도 남아 완전 고용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취업 경쟁에 있어서도 쿨다운 된다는 의미다.

연구소는 다만 경제 성장 부진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나 로봇에 의한 일자리 대체, 과학 기술 발달에 따른 신규 일자리 창출 등 변수가 많아 취업 경쟁의 쿨다운은 보다 늦게 혹은 보다 빨리 찾아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35년이 되면 주택 구입 의지와 여력이 부족한 1인 가구가 현재보다 51% 증가하는 반면 주택구입의 잠재적 수요층인 청년 가구는 18% 감소한다. 주택 구입과 관련한 경쟁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른 주택 가격 하락은 불가피해 전세난민 혹은 전세라는 단어가 완전히 사라질지 모른다고 연구소는 예상했다.

서 연구원은 "미래 사회는 경쟁이 한 단계 쿨다운하면서 개인의 자발적 선택과 역랑이 더 많이 존중받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60년대와 2060년 인구구조의 변화. 출처: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1960년대와 2060년 인구구조의 변화. 출처: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