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상장을 노리는 베트남 정보기술(IT) 기업이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31일과 지난 1일 이틀간 베트남 호찌민에서 우량 베트남 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을 유치하기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베트남 IT 업체와 교육 업체 등 15여곳이 간담회에 참가해 상장 컨설팅을 받는 등 국내 증시 상장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홍순욱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장유치부장은 “한국 벤처캐피털(VC)의 초기 투자와 코스닥시장 기업공개(IPO)에 적극적인 의사를 밝힌 베트남 IT 기업들이 예상보다 많았다”며 “이들 기업이 국내 증시에 상장할 경우 베트남 유망 기업의 성장 수혜를 국내 투자자들이 함께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가한 업체 중 1~2개사가 구체적인 국내 증시 상장 절차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간담회는 베트남 현지 기업들이 거래소에 한국 증시 IPO에 대한 설명과 개별 컨설팅을 지속적으로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지난해 베트남 상장 설명회에서 면담했던 기업 중 세 곳이 국내 증시 상장을 결정하면서 베트남 기업들의 국내 시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베트남 증시에 상장한 국내 침구업체인 에버피아가 연내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LS전선아시아와 화승엔터프라이즈도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 중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베트남 IT 업체 관계자는 “한국 증시가 유동성이 풍부하고 IT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 긍정적으로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현지에서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온라인쇼핑과 모바일게임, 온라인교육 관련 업체의 관심이 뜨겁다는 설명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베트남 기업이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하면 시장에서 소외되기 쉽지만 한국 증시에 상장하면 희소성과 상징성 덕에 큰 관심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모바일 인터넷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현재 베트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수는 1500여개에 달한다.

거래소는 베트남 정부가 추진 중인 국영기업 민영화 계획에 발맞춰 베트남 우량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도 유도할 계획이다. 베트남 정부는 앞으로 5년간 500개 기업의 IPO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호찌민=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