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16] "실패 장려하는 이스라엘…한 분야 연구에 20~30년 지원은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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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 10년째 이끄는 다니엘 자이프만 소장
미래 신기술은 수많은 실패에서 탄생
과학자들 낙담 않고 도전할 환경 조성을
인구 적은 이스라엘, 국제협력에 적극적
문화적 차이가 문제 해결의 도구 되기도
미래 신기술은 수많은 실패에서 탄생
과학자들 낙담 않고 도전할 환경 조성을
인구 적은 이스라엘, 국제협력에 적극적
문화적 차이가 문제 해결의 도구 되기도
다니엘 자이프만 연구소장(사진)은 세계 5대 기초과학연구소로 꼽히는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를 10년째 이끌고 있다. 1년이 멀다 하고 국가출연연구소 수장을 바꾸는 한국 현실에선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정해진 임기가 없다 보니 연구 지원활동도 최소 20년을 내다보고 하는 등 장기적인 안목에서 이뤄진다. ‘이스라엘의 마리 퀴리’로 불리는 노벨화학상 수상자 아다 요나트 교수도 와이즈만연구소에서 20여년 동안 한 가지 주제만 연구했다.
자이프만 소장은 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수십 번의 실패를 반복하는 것이야말로 미래 신기술을 창출하는 데 든든한 밑거름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는 11월1~3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리는 ‘글로벌 인재포럼 2016’에서 ‘어떻게 더 나은 미래를 만들 것인가’를 주제로 이스라엘의 과학 인재 양성에 대해 강연한다.
▷와이즈만연구소는 과학자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과학자에겐 생각과 연구의 자유가 중요합니다. 때로 과학자 집단 간 의견 차이가 나타날 수도 있죠. 이때 잘못을 고치기 위해 외부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연구가 한 단계 더 진전될 수 있어요. 연구소는 갈등에 개입하기보다는 과학자들이 스스로 연구하고 깨닫도록 유도하는 일에 만족해야 합니다.”
▷창의성을 강조한다는 말로 들리는데요.
“그렇습니다. 고정된 목표에 집착하기보다는 유연한 목표를 세우고 충돌도 수용할 줄 아는 게 필요하다는 얘기죠. 창의적인 사람들은 자신에게 집중하다 보니 다른 사람들에 비해 개인적인 성향이 강해요. 이런 과학자들을 통제하거나 규격화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창의성은 외부 통제가 적용되지 않는, 그 덕분에 개인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공간에서 탄생하기 때문이죠.”
▷실패에 대한 특유의 철학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아무리 창의적인 사람이라도 단번에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없어요. 과학 연구에서 ‘실패’가 매우 가치 있는 덕목인 이유죠. 상식이자 필수요소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이 오랜 기간에 걸쳐 매일 실패를 경험하게 될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실패에 낙담하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게 중요해요. 반복적인 실패는 최종 결과를 얻기 위한 학습과정인 셈이죠.”
▷그렇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겠군요.
“어려운 문제를 푸는 데 핵심은 인내심이에요. 와이즈만연구소는 20~30년 뒤를 내다보고 연구자를 지원합니다. 대학원 과정 박사들은 다음 세대의 경제 발전을 이끌 신기술을 창출하는 걸 의무로 삼고 있죠.”
▷이스라엘은 인구가 적은 나라입니다. 한계도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국제협력이 필요한 겁니다. 나만 해도 벨기에에서 태어나 미국 독일 이스라엘 등 다양한 나라에서 공부하고 일하고 있어요. 과학만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는 지역과 무관하게 최종 결론은 똑같이 도출된다는 점입니다. 다만 결과에 이르는 과정은 과학자의 문화적인 배경에 따라 달라지죠. 각자만의 접근법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국제협력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서로 다른 차이를 발견하게 된다는 게 중요하죠. 왜 그런 차이가 나왔는지, 그런데도 어떻게 같은 결과에 다다를 수 있는지를 관찰하는 것 자체가 흥미로운 과정이에요. 과학과는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문화적 차이가 때론 문제 해결을 위한 놀라운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특유의 도전정신인 ‘후츠파(chutzpah)’로 유명합니다.
“‘담대함’이나 ‘저돌적’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후츠파’는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교육 토대이자 창업정신의 뿌리입니다. 이 정신은 이스라엘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죠. 자신의 주장을 언제 어느 상황에서든 원하는 대로 말하는 모습이 다른 문화권에서는 무례하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후츠파’는 사람들이 상식에 도전하고 깨뜨릴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시입니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것에 대한 도전은 과학 연구에서 매우 중요해요. 이스라엘 사람들은 누구나 권위에 도전할 수 있고 불가능한 일은 없다고 믿고 있죠.”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자이프만 소장은 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수십 번의 실패를 반복하는 것이야말로 미래 신기술을 창출하는 데 든든한 밑거름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는 11월1~3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리는 ‘글로벌 인재포럼 2016’에서 ‘어떻게 더 나은 미래를 만들 것인가’를 주제로 이스라엘의 과학 인재 양성에 대해 강연한다.
▷와이즈만연구소는 과학자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과학자에겐 생각과 연구의 자유가 중요합니다. 때로 과학자 집단 간 의견 차이가 나타날 수도 있죠. 이때 잘못을 고치기 위해 외부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연구가 한 단계 더 진전될 수 있어요. 연구소는 갈등에 개입하기보다는 과학자들이 스스로 연구하고 깨닫도록 유도하는 일에 만족해야 합니다.”
▷창의성을 강조한다는 말로 들리는데요.
“그렇습니다. 고정된 목표에 집착하기보다는 유연한 목표를 세우고 충돌도 수용할 줄 아는 게 필요하다는 얘기죠. 창의적인 사람들은 자신에게 집중하다 보니 다른 사람들에 비해 개인적인 성향이 강해요. 이런 과학자들을 통제하거나 규격화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창의성은 외부 통제가 적용되지 않는, 그 덕분에 개인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공간에서 탄생하기 때문이죠.”
▷실패에 대한 특유의 철학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아무리 창의적인 사람이라도 단번에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없어요. 과학 연구에서 ‘실패’가 매우 가치 있는 덕목인 이유죠. 상식이자 필수요소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이 오랜 기간에 걸쳐 매일 실패를 경험하게 될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실패에 낙담하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게 중요해요. 반복적인 실패는 최종 결과를 얻기 위한 학습과정인 셈이죠.”
▷그렇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겠군요.
“어려운 문제를 푸는 데 핵심은 인내심이에요. 와이즈만연구소는 20~30년 뒤를 내다보고 연구자를 지원합니다. 대학원 과정 박사들은 다음 세대의 경제 발전을 이끌 신기술을 창출하는 걸 의무로 삼고 있죠.”
▷이스라엘은 인구가 적은 나라입니다. 한계도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국제협력이 필요한 겁니다. 나만 해도 벨기에에서 태어나 미국 독일 이스라엘 등 다양한 나라에서 공부하고 일하고 있어요. 과학만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는 지역과 무관하게 최종 결론은 똑같이 도출된다는 점입니다. 다만 결과에 이르는 과정은 과학자의 문화적인 배경에 따라 달라지죠. 각자만의 접근법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국제협력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서로 다른 차이를 발견하게 된다는 게 중요하죠. 왜 그런 차이가 나왔는지, 그런데도 어떻게 같은 결과에 다다를 수 있는지를 관찰하는 것 자체가 흥미로운 과정이에요. 과학과는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문화적 차이가 때론 문제 해결을 위한 놀라운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특유의 도전정신인 ‘후츠파(chutzpah)’로 유명합니다.
“‘담대함’이나 ‘저돌적’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후츠파’는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교육 토대이자 창업정신의 뿌리입니다. 이 정신은 이스라엘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죠. 자신의 주장을 언제 어느 상황에서든 원하는 대로 말하는 모습이 다른 문화권에서는 무례하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후츠파’는 사람들이 상식에 도전하고 깨뜨릴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시입니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것에 대한 도전은 과학 연구에서 매우 중요해요. 이스라엘 사람들은 누구나 권위에 도전할 수 있고 불가능한 일은 없다고 믿고 있죠.”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