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억~4억원 운영비 적자…서희건설·경기대 '기숙사 갈등'
경기대가 기숙사 운영을 둘러싸고 위탁회사와 마찰을 빚고 있다. 기숙사를 위탁관리하는 건설회사가 매년 적자를 호소하면서 기숙사 운영 계획을 변경하겠다고 하자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며 맞서고 있다.

7일 경기대 등에 따르면 경기대 기숙사(경기드림타워·사진) 위탁관리 운영사인 경기라이프는 기숙사 운영계획을 바꾸겠다고 공지했다. 경기라이프는 이 기숙사 시공사인 서희건설이 90% 지분을 가지고 있는 특수목적법인(SPC)이다. 2000여명을 수용하는 이 기숙사는 서희건설이 건설자금을 투자하고 경기라이프가 20년간 운영권을 가지는 방식(수익형 민자사업·BTO)으로 2011년 지어졌다.

경기라이프는 2학기를 맞아 겨울철 난방 온도를 기존 28도에서 22도로, 온수 설정 온도를 40도에서 30도로 낮추겠다고 공지했다. 정수기 및 무인택배 등 서비스도 중단하기로 했다. 서희건설은 한 해도 빠짐없이 기숙사 운영에 적자가 발생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했다.

서희건설 관계자는 “매년 3억~4억원 적자가 발생해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말했다.

학교와 기숙사 학생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경기대 관계자는 “각종 서비스 중단뿐 아니라 이번 2학기부터 기숙사비도 11%가량 올렸다”며 “계약서상 학교·학생과 협의해 결정하게 돼 있는데 (서희건설이) 일방적으로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서희건설 관계자는 “기숙사비는 계약서대로 연 3% 인상했다”며 “그동안 학교 측을 배려해 기숙사비를 할인해 주던 부분이 끝나면서 일시적으로 큰 폭으로 올린 것처럼 보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학교와 운영사의 갈등은 BTO 수익보전 약정 계약서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원래 경기대는 기숙사 입주율이 80%에 미치지 못하면 미달 부분을 보전해주기로 계약했다. 하지만 2010년 수익보전 기준을 입주율 80%에서 64% 수준으로 낮추기로 계약을 변경했다.

서희건설 측은 “당시 계약서 별첨자료 오기(誤記)로 인해 수익보전 조항이 달라지면서 크게 불리한 계약을 맺었다”며 “수차례 대학에 계약 변경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경기대 관계자는 “체결된 계약서를 건설사 이익을 위해 바꿀 필요는 없다”며 “기숙사비 인상과 서비스 중단에 대해 법률 검토를 거쳐 소송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