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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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ECB)이 8일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주요 정책금리 결정에 나선다.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가 줄어든 만큼 추가 완화에 대한 시장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ECB가 추가 완화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다만 기준금리를 더 내리기보다 자산매입 규정 등을 손볼 것이란 분석이다.

이번 ECB 회의 결과는 한국 시간으로 이날 오후 8시45분께 나올 예정이다. 약 한 시간 뒤에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기자회견에 나선다.

앞서 ECB는 지난 7월 기준금리 0.0%와 예치금 금리 -0.4%, 월 800억유로의 자산매입을 유지했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ECB는 추가적인 완화에 나서야 하는 입장"이라며 "자산매입 대상인 국채의 물량 부족 현상이 나타나 차질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CB는 연간 -0.4%인 예치금 금리보다 금리가 낮은 국채는 매입할 수 없으며 특정 국가의 국채를 발행액의 3분의 1 이상 보유할 수 없다.

박 연구원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로 유로존 국가들의 국채 금리가 급락해 매입 조건에 만족하는 국채가 크게 줄었다"며 "가장 안정적인 독일 국채도 10년물 금리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ECB가 이번 통화정책회의에서 자산매입 대상의 금리 인하 혹은 규정 폐지 등을 내놓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자산매입을 유지를 위해 대상을 주식으로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부진했던 지난달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CPI)도 ECB의 추가 완화 가능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달 유로존 CPI는 작년 동기보다 0.2% 상승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0.3% 상승을 밑돈 것이자 지난 7월과 상승폭이 동일한 수치다.

김진평 삼성선물 연구원은 "유로존 저물가로 추가 부양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ECB는 유동성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양적 완화 정책의 만료일(내년 3월)을 2018년까지 연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ECB가 추가 완화책을 내놓을 경우 국내 증시는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유동성 랠리와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유지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각국 중앙은행들의 양적 완화가 신흥국 증시의 자금 유입을 이끌어왔다.

진용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ECB가 추가적인 완화를 꺼내면 시장에는 양적 완화 지속에 대한 안도감이 나타날 것"이라며 "이는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ECB가 기대와 달리 추가 완화를 실시하지 않는다면 유동성 위축 등으로 비우호적 상황이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