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미디어 뉴스룸-정규재 NEWS] '호남'으로 불리는 전라도, 중화사상이 만든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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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훈 교수의 '극강-환상의 나라'
중국, 동정호 나눠 호남·호북 불러
그것을 부러워했던 조선 선비들
방조제인 '벽골제'를 호수라 칭해
14세기 지배한 '소중화사상' 때문
중국, 동정호 나눠 호남·호북 불러
그것을 부러워했던 조선 선비들
방조제인 '벽골제'를 호수라 칭해
14세기 지배한 '소중화사상' 때문
“우리는 어떤 역사적 정체성을 갖고 살고 있는가?”
정규재뉴스 극강 시리즈 ‘환상의 나라’에서 이영훈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던진 질문이다. 이 교수가 강의한 ‘환상의 나라’는 우리가 잘못 알고 있거나 오해하고 있는 역사에 대해 사실을 기반으로 설명한다. 12강으로 구성된 강의는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의 틀을 깬다. 2강 ‘호수는 어디에’ 편에서는 전라남북도를 호남이라고 부르지만 많은 사람이 왜 호남이라 부르는지 모르는 것에 대해 설명했다. 호남의 기준이 되는 호수는 김제에 있는 벽골제(사진)라고 알려져 있다. 이 교수는 “벽골제가 호수라는 것은 환상”이라고 지적했다. 벽골제는 호수라기보다 방조제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호남이라는 명칭 역시 고려시대 이전에는 없었다고 했다. “호남은 14세기 조선 이후부터 쓴 명칭이다. 조선 선비들의 소중화(小中華) 사상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중국에서 동정호(洞庭湖)를 기준으로 후난(湖南)성과 후베이(湖北)성을 나누는 것을 부러워하며 벽골제를 호수로 둔갑시켰다.”
독도 역시 객관적으로 이해해야 극한적인 대립을 해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3강 ‘떠도는 섬’에서 그는 한국과 일본이 서로 자기 땅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의 약점에는 눈을 감고 상대방의 단점만 들추는 방식으로 겨루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양국이 스스로의 약점을 겸허히 직시함으로써 한 발짝씩 물러설 때에야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과 국가, 민족에 관한 문제도 다뤘다. 6강 ‘근대의 실종’ 편에서는 “근대 철학의 성립은 ‘개인의 발견’으로부터 시작된다”며 “우리나라 도덕 교과서에는 정직, 성실, 근면, 배려, 봉사, 협동은 있지만 개인의 근본적 자유에 대한 언급은 없다”고 비판했다. 자유인의 정치적 통합으로서의 근대 국가 본질, 개인의 권리 및 자격과 의무, 자유의 확장으로서의 통일, 이 모든 가치에 대한 근대적 철학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진정한 근대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자유와 독립과 평등의 주체로서 개인, 개인의 협동으로서의 사회, 사회질서와 기구의 일환으로서의 시장과 기업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의 민족주의는 유럽의 민족주의와 다른 개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의 민족주의는 국가보다 상위 개념에 있다. 한국의 민족주의는 반일, 식민주의에 저항하는 것과 떼어낼 수 없는 적대적 상호 의존 관계를 가진다. 이것이 오히려 독이다.”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에 대한 시각도 다르다. 그는 7강 ‘노예 기억의 정치’에서 강제 동원 보상 문제에 대해 “물질주의 방식으로 과거사를 청산하는 것, 그것이 바로 노예 기억의 특징이 아닌가. 그런데 당시 사람들이 노예였는가?”라며 근본적인 인식 전환을 요구했다. 또 대한민국의 역사에 대해 “좀 더 진솔하고 과학적으로 봐야 하며, 앞선 세대가 이룬 성과를 정직하게 인정하고 학문 앞에 겸손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의 나라 만들기 역사에서 정치, 사회, 경제, 총제적인 측면에 걸쳐 좀 더 진지하고 겸허한 반성, 성찰을 하고 그 위에서 국민적인 합의에 기초한 새로운 국가 혁신 체제 재건이 절실한 시점이다.”
김형진 정규재뉴스 PD starhawk@hankyung.com
정규재뉴스 극강 시리즈 ‘환상의 나라’에서 이영훈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던진 질문이다. 이 교수가 강의한 ‘환상의 나라’는 우리가 잘못 알고 있거나 오해하고 있는 역사에 대해 사실을 기반으로 설명한다. 12강으로 구성된 강의는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의 틀을 깬다. 2강 ‘호수는 어디에’ 편에서는 전라남북도를 호남이라고 부르지만 많은 사람이 왜 호남이라 부르는지 모르는 것에 대해 설명했다. 호남의 기준이 되는 호수는 김제에 있는 벽골제(사진)라고 알려져 있다. 이 교수는 “벽골제가 호수라는 것은 환상”이라고 지적했다. 벽골제는 호수라기보다 방조제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호남이라는 명칭 역시 고려시대 이전에는 없었다고 했다. “호남은 14세기 조선 이후부터 쓴 명칭이다. 조선 선비들의 소중화(小中華) 사상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중국에서 동정호(洞庭湖)를 기준으로 후난(湖南)성과 후베이(湖北)성을 나누는 것을 부러워하며 벽골제를 호수로 둔갑시켰다.”
독도 역시 객관적으로 이해해야 극한적인 대립을 해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3강 ‘떠도는 섬’에서 그는 한국과 일본이 서로 자기 땅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의 약점에는 눈을 감고 상대방의 단점만 들추는 방식으로 겨루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양국이 스스로의 약점을 겸허히 직시함으로써 한 발짝씩 물러설 때에야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과 국가, 민족에 관한 문제도 다뤘다. 6강 ‘근대의 실종’ 편에서는 “근대 철학의 성립은 ‘개인의 발견’으로부터 시작된다”며 “우리나라 도덕 교과서에는 정직, 성실, 근면, 배려, 봉사, 협동은 있지만 개인의 근본적 자유에 대한 언급은 없다”고 비판했다. 자유인의 정치적 통합으로서의 근대 국가 본질, 개인의 권리 및 자격과 의무, 자유의 확장으로서의 통일, 이 모든 가치에 대한 근대적 철학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진정한 근대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자유와 독립과 평등의 주체로서 개인, 개인의 협동으로서의 사회, 사회질서와 기구의 일환으로서의 시장과 기업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의 민족주의는 유럽의 민족주의와 다른 개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의 민족주의는 국가보다 상위 개념에 있다. 한국의 민족주의는 반일, 식민주의에 저항하는 것과 떼어낼 수 없는 적대적 상호 의존 관계를 가진다. 이것이 오히려 독이다.”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에 대한 시각도 다르다. 그는 7강 ‘노예 기억의 정치’에서 강제 동원 보상 문제에 대해 “물질주의 방식으로 과거사를 청산하는 것, 그것이 바로 노예 기억의 특징이 아닌가. 그런데 당시 사람들이 노예였는가?”라며 근본적인 인식 전환을 요구했다. 또 대한민국의 역사에 대해 “좀 더 진솔하고 과학적으로 봐야 하며, 앞선 세대가 이룬 성과를 정직하게 인정하고 학문 앞에 겸손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의 나라 만들기 역사에서 정치, 사회, 경제, 총제적인 측면에 걸쳐 좀 더 진지하고 겸허한 반성, 성찰을 하고 그 위에서 국민적인 합의에 기초한 새로운 국가 혁신 체제 재건이 절실한 시점이다.”
김형진 정규재뉴스 PD starhaw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