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지난 10일 공시 지원금을 올린 삼성전자의 '갤럭시S6 엣지'. / 사진=삼성전자 제공
SK텔레콤이 지난 10일 공시 지원금을 올린 삼성전자의 '갤럭시S6 엣지'. / 사진=삼성전자 제공
[ 박희진 기자 ] 갤럭시노트7 리콜이라는 돌발 변수를 맞은 이동통신업계가 구형 프리미엄폰 공시 지원금을 잇따라 인상하고 있다. 연내 가장 큰 대목 중 하나인 추석 연휴를 앞두고 프리미엄폰 수요가 위축되자 서둘러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11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갤럭시노트7의 공급이 중단된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8일까지 번호이동은 일평균 1만2006건에 그쳤다. 갤럭시노트7이 출시된 지난달 19일부터 30일까지 일평균 번호이동 대비 약 33% 감소한 수준이다.

갤럭시노트7 출시 이후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던 이통업계가 예상치 못한 악재로 급격히 얼어붙은 모습이다. 더욱이 애플의 '아이폰7'과 LG전자의 'V20' 등 최신 전략 스마트폰이 연휴 이후 출시를 앞두고 있어 소비자들의 관망세는 당분간 더 짙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통 3사는 위축된 프리미엄폰 수요를 되살리기 위해 '구형폰 지원금 인상'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SK텔레콤은 지난 10일 삼성전자의 '갤럭시S6 엣지' 전 모델의 공시 지원금을 올렸다. 소비자가 많이 선택하는 월 5만원대 요금제 '밴드(band) 데이터 6.5G' 기준 갤럭시S6엣지 공시지원금은 36만원에서 40만원으로 4만원씩 인상됐다.

같은 요금제 기준 SK텔레콤은 LG전자 'G4'의 지원금도 25만원에서 35만원으로 10만원 올렸다.

앞서 KT도 지난 9일 G4와 '갤럭시S6'의 공시 지원금을 대폭 인상했다. 5만원대 요금제 'LTE 데이터 선택 54.8' 기준 G4 지원금은 26만원에서 37만3000원으로 11만3000원 늘어났다. 갤럭시S6는 16만7000원에서 33만3000원으로 16만6000원 인상됐다.
LG유플러스가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 이후 공시 지원금을 인상한 LG전자 'V10'. / 사진=LG전자 제공
LG유플러스가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 이후 공시 지원금을 인상한 LG전자 'V10'. / 사진=LG전자 제공
LG유플러스도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 이후 LG전자의 'V10'과 'G5'의 지원금을 일제히 올렸다. '데이터 6.6' 요금제 기준으로 V10과 G5의 지원금을 각각 5만원, 6만8000원 올렸다.

지원금이 오른 모델들은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각 제조사에서 출시된 전략 스마트폰으로, 갤럭시노트7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이통사들은 이들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갤럭시노트7 구매를 고민하던 소비자를 끌어모은다는 전략이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노트7의 리콜과 아이폰7의 혁신 결여를 감안할 때 올 하반기 스마트폰 신제품 교체 수요는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