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KOSPI, 한 달만에 2000선 무너져…"보수적으로 접근해야"
미국의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또다시 불거지면서 국내 증시가 휘청거리고 있다. 코스피(KOSPI)는 한 달여 만에 장중 2000선을 내줬다.

오는 20~21일(현지시간) 열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전까지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할 것을 전문가들은 주문했다.

12일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코스피지수의 급락은 지난 주말 미 중앙은행(Fed) 위원들의 매파적(금리인상 지지) 발언 영향 탓"이라며 "FOMC 회의 이후에야 시장도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9월 이후 증시 주변의 자금 흐름이 안정을 찾을 것이지만 대형주의 경우 미 금리인상 우려에서 확실히 벗어날 때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도 "Fed가 9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지만, Fed 위원들의 최근 매파적 발언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FOMC 회의가 끝나기 전까지 시장 대응에 나서지 말고 관망해야 한다는 것이 박 부장의 주장이다. 그는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방어해 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FOMC 경계감 및 삼성전자의 악재 등으로 인해 시장의 변동성은 확대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배당주와 가치주 위주의 단기 투자전략을 제시한 곳은 교보증권이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주 부진한 미국의 8월 고용 지표를 확인한 뒤 금리 인상이 미뤄질 것이란 안도감이 시장에 퍼져 있었는데 지난 주말 Fed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으로 예상하지 못한 충격을 받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글로벌 증시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만 나홀로 긴 추석 연휴에 들어간다"면서 "대내외 변수와 관계없이 꾸준한 실적을 내는 가치주를 저가 매수하고 초저금리와 함께 부각되는 배당주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FOMC 외에도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사태가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만큼 보수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미국의 금리인상 문제보다 삼성전자 사태의 악화가 시장에 더 충격을 주고 있는 것 같다"면서 "삼성전자는 한국 증시의 대장주로,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이 16%를 넘어서고 있으며 납품업체들까지 합하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 커진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도요타는 급발진 리콜 충격을 회복하는 데 1년이 걸렸다"면서 "삼성전자가 한국 증시의 핵심 변수가 됐다"라고 덧붙였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