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선사 배 불리는 물류대란…"머스크 올 순익 800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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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선사, 한진해운 사태 '반사이익'
물류대란 장기화 후폭풍
단기운임 치솟고 화주들 대형업체 선호
해외선사 노선 확대…'한진 고객 뺏기' 가속
기업들 피해 눈덩이…9월 수출 감소세로
물류대란 장기화 후폭풍
단기운임 치솟고 화주들 대형업체 선호
해외선사 노선 확대…'한진 고객 뺏기' 가속
기업들 피해 눈덩이…9월 수출 감소세로
한진해운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해외 선사들만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한진해운 공백으로 해상 운임이 상승하면서 세계 1위 해운사 머스크는 올해 순이익이 종전보다 최대 8000억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기업들은 웃돈을 주고도 대체 선박을 구하기 어려워 비상이 걸렸다. 이런 가운데 20개월 만에 증가세를 보인 수출은 9월 들어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해외 선사만 반사이익
클라우스 루드 세즈링 머스크 동서항로(아시아~유럽) 최고책임자는 12일 한 인터뷰에서 “해운 운임에서 (한진해운 사태에 따른) 반응이 나타나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이번 사태로 고객사들이 (우리처럼) 안정적인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이 지난 1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단기적으로 화물 운임이 치솟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진해운 고객들도 머스크를 찾고 있다는 의미다. 시장에선 머스크의 올 순이익이 종전 전망 대비 최대 7억6000만달러(약 8400억원)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선사들은 이미 ‘한진해운 고객 빼앗기’에 나섰다. 머스크는 지난 8일 “중국 상하이와 부산,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잇는 새 노선을 오는 15일부터 운영한다”고 밝혔다. 세계 2위 스위스 MSC도 15일부터 중국~부산~캐나다를 잇는 노선을 개설하기로 했다. 중국 코스코와 대만 양밍도 최근 중국~부산~미국 노선 선박 투입을 늘렸다.
머스크와 MSC는 규모 면에서 국내 해운사를 압도한다. 컨테이너선 기준으로 머스크가 623척, MSC가 493척에 달한다. 반면 한진해운은 97척, 현대상선은 60척에 불과하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의 빈자리를 현대상선으로 메우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 유럽 등에 물건을 수출하는 국내 한 화학섬유 회사는 최근 거래처를 한진해운에서 머스크로 바꿨다. 현대상선도 대안으로 고려했지만 장기 계약을 맺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 회사 관계자는 “수출 기업으로선 원하는 때 물건을 실어 보낼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며 “현대상선은 운항 횟수가 적어 물량을 주고 싶어도 주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화주(貨主) 피해 커져
한진해운 선박을 이용하던 화주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수입업체 H사는 독일 함부르크항에서 한진해운 선박에 100만달러어치의 자외선(UV)램프를 실었다. 하지만 경유지인 중국 옌톈항에서 한진해운 선박 입항을 거부하면서 울상을 짓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수입 물품의 납기 지연으로 프로젝트 전체 공사 기간이 지연되고 있다”며 “대체 물품 추가 구입에 5개월이 걸리고 추가 비용도 2000만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발을 굴렀다.
한 자동차 부품사 관계자는 “한진해운 때문에 운임이 30% 올랐는데 그마저도 구하기 어렵다”며 “중국과 일본 선사로 바꾸려고 해도 2주가 더 걸리는 데 납기를 놓치면 계약 자체가 어그러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롱비치항에 정박 중인 4대의 컨테이너에 실린 TV와 가전 제품을 운송 대행업체를 통해 내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하역비를 직접 부담하기로 했다. 추후 한진해운과 일괄 정산할 예정이지만 한진해운이 법정관리 상태여서 전부 돌려받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출도 불안한 모습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9월 들어 지난 10일까지 수출액은 135억31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줄었다. 월별 수출액은 작년 1월부터 올 7월까지 19개월째 감소하다 8월에 2.6% 증가로 반전했다. 하지만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로 수출 물량 운송이 차질을 빚으면서 수출이 다시 줄어든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조업 일수가 모자란 점을 고려하면 이달 상순 수출은 오히려 플러스”라면서도 한진해운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용석 기자/뉴욕=이심기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클라우스 루드 세즈링 머스크 동서항로(아시아~유럽) 최고책임자는 12일 한 인터뷰에서 “해운 운임에서 (한진해운 사태에 따른) 반응이 나타나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이번 사태로 고객사들이 (우리처럼) 안정적인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이 지난 1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단기적으로 화물 운임이 치솟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진해운 고객들도 머스크를 찾고 있다는 의미다. 시장에선 머스크의 올 순이익이 종전 전망 대비 최대 7억6000만달러(약 8400억원)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선사들은 이미 ‘한진해운 고객 빼앗기’에 나섰다. 머스크는 지난 8일 “중국 상하이와 부산,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잇는 새 노선을 오는 15일부터 운영한다”고 밝혔다. 세계 2위 스위스 MSC도 15일부터 중국~부산~캐나다를 잇는 노선을 개설하기로 했다. 중국 코스코와 대만 양밍도 최근 중국~부산~미국 노선 선박 투입을 늘렸다.
머스크와 MSC는 규모 면에서 국내 해운사를 압도한다. 컨테이너선 기준으로 머스크가 623척, MSC가 493척에 달한다. 반면 한진해운은 97척, 현대상선은 60척에 불과하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의 빈자리를 현대상선으로 메우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 유럽 등에 물건을 수출하는 국내 한 화학섬유 회사는 최근 거래처를 한진해운에서 머스크로 바꿨다. 현대상선도 대안으로 고려했지만 장기 계약을 맺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 회사 관계자는 “수출 기업으로선 원하는 때 물건을 실어 보낼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며 “현대상선은 운항 횟수가 적어 물량을 주고 싶어도 주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화주(貨主) 피해 커져
한진해운 선박을 이용하던 화주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수입업체 H사는 독일 함부르크항에서 한진해운 선박에 100만달러어치의 자외선(UV)램프를 실었다. 하지만 경유지인 중국 옌톈항에서 한진해운 선박 입항을 거부하면서 울상을 짓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수입 물품의 납기 지연으로 프로젝트 전체 공사 기간이 지연되고 있다”며 “대체 물품 추가 구입에 5개월이 걸리고 추가 비용도 2000만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발을 굴렀다.
한 자동차 부품사 관계자는 “한진해운 때문에 운임이 30% 올랐는데 그마저도 구하기 어렵다”며 “중국과 일본 선사로 바꾸려고 해도 2주가 더 걸리는 데 납기를 놓치면 계약 자체가 어그러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롱비치항에 정박 중인 4대의 컨테이너에 실린 TV와 가전 제품을 운송 대행업체를 통해 내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하역비를 직접 부담하기로 했다. 추후 한진해운과 일괄 정산할 예정이지만 한진해운이 법정관리 상태여서 전부 돌려받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출도 불안한 모습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9월 들어 지난 10일까지 수출액은 135억31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줄었다. 월별 수출액은 작년 1월부터 올 7월까지 19개월째 감소하다 8월에 2.6% 증가로 반전했다. 하지만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로 수출 물량 운송이 차질을 빚으면서 수출이 다시 줄어든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조업 일수가 모자란 점을 고려하면 이달 상순 수출은 오히려 플러스”라면서도 한진해운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용석 기자/뉴욕=이심기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