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영 국립산림과학원 연구관(오른쪽)이 동료와 나무에서 셀룰로스를 추출하고 있다. 산림청 제공
이선영 국립산림과학원 연구관(오른쪽)이 동료와 나무에서 셀룰로스를 추출하고 있다. 산림청 제공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나무를 이용해 인공뼈 개발에 나서는 등 의료분야 연구를 시작한다.

산림과학원은 2020년까지 37억5000만원을 들여 ‘나노셀룰로스 이용 의공학용 첨단 신소재 연구’를 시작한다고 12일 발표했다. 나노셀룰로스는 식물 세포를 구성하고 있는 셀룰로스(섬유소)를 기계 및 화학적인 방법으로 쪼개 나노 크기(머리카락 굵기의 1만분의 1)로 제작한 섬유다. 이 섬유를 고분자와 혼합해 단단한 재료로 만드는 게 핵심 기술이다. 나무에서 추출한 나노셀룰로스 기술을 활용해 인공뼈를 제작하면 골다공증 등 뼈 질환을 극복할 수 있다.

산림과학원은 2007년부터 나무를 이용한 나노셀룰로스를 개발해왔다. 지난 10년간 국제논문 50여편을 발표하고 10건의 국제특허를 획득하는 성과도 냈다. 지난해에는 나노셀룰로스 기술로 기존 전지보다 세 배 이상 오래 쓸 수 있는 차세대 종이 리튬이온 전지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23조원대에 달하는 리튬이온 전지 세계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기업과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

산림과학원은 의료분야 연구가 전지 개발에 이은 두 번째 도전이라고 설명했다. 이 분야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스위스 스웨덴 핀란드 캐나다 미국 등이 기술개발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산림과학원은 내년에 8억원을 들여 과학원 내에 의료용 나노셀룰로스를 대량 제조할 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이선영 산림과학원 연구관은 “자연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무를 이용해 여러 첨단소재를 개발할 융·복합 기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