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발식 기능 확장'이 독?…지진 먹통 된 카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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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지진 2시간 불통…자존심 구긴 국민메신저
메시지량 3배 늘며 '오류'
비상통신 수단 역할 못해…서비스 4년새 6번째 장애
자사 O2O 앱 끼워 넣어 서버·네트워크 오류 잦아져
앱 자체 무거워졌다 지적도…카카오 측 "대비책 마련"
메시지량 3배 늘며 '오류'
비상통신 수단 역할 못해…서비스 4년새 6번째 장애
자사 O2O 앱 끼워 넣어 서버·네트워크 오류 잦아져
앱 자체 무거워졌다 지적도…카카오 측 "대비책 마련"
카카오톡이 지난 12일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 여파로 통신 장애를 일으켜 자존심을 구겼다. ‘국민 메신저’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게 비상 상황에서 제구실을 못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라인, 페이스북메신저, 트위터 등 경쟁 메신저는 정상적으로 서비스가 이뤄지면서 대조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이 예상치 못한 천재지변에 속하긴 하지만 2시간이 넘도록 서비스가 지연된 것은 카카오 측의 위기 대응 능력에 문제점을 노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일본 대지진도 견뎠는데…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2008년 NHN(현 네이버)을 퇴사한 뒤 설립한 아이위랩은 2010년 2월 국내 첫 스마트폰 기반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을 출시했다. 공짜인 데다 문자보다 보기 쉽고 재미있다는 입소문을 타고 사용자가 급속도로 늘었다.
이듬해 3월 후쿠시마 등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대지진 때 빛을 발했다. 유무선 전화 사용량이 평소 대비 최대 91배까지 급증해 사실상 불통이 됐지만 카카오톡은 정상적으로 서비스되면서 주목받았다. 이에 착안해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카카오톡을 본뜬 라인을 선보였고 5년 만에 일본과 동남아시아 시장을 석권했다.
12일 경주 지진 때는 정반대였다. 카카오톡은 지진이 발생한 직후인 오후 7시45분부터 9시52분까지 2시간여 동안 송수신 지연과 로그인 실패, 가입·탈퇴 오류 등 서비스 장애를 빚었다. 반면 라인이나 페이스북메신저 트위터 등은 서비스에 문제가 없었다. 라인 측은 “지진 발생 이후 라인 신규 가입자 수가 평소의 두 배로 늘었고 송수신량도 크게 증가했다”며 “동일본 대지진을 배경으로 탄생한 라인은 이후 어떤 자연 재해 상황에서도 단 한 번도 서비스가 끊긴 적이 없다”고 말했다. 카카오 측은 이에 대해 “상대적으로 ‘지진 안전 지대’로 여겨진 한국에서 역대 최대 지진이 발생한 만큼 일시적인 트래픽 증가 폭이 지나치게 컸다”며 “특히 인구 집중도가 높은 한국에서 전 국민이 사용하는 메신저다 보니 일본 동남아 지역에 비해 네트워크 부하가 심했다”고 설명했다.
◆“위기 대응 능력에 의문”
전문가들은 카카오 측의 위기 대응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 정보기술(IT) 업계 전문가는 “예상치 못한 사고이고 일시적으로 트래픽이 몰려 서비스가 중단될 수는 있다”면서도 “국내 최대 규모의 메신저 회사가 통신망이 끊기지도 않은 상황에서 2시간이 넘도록 복구를 못 했다는 건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관계자도 “페이스북의 자회사이자 세계 1위 메신저인 와츠앱은 지금까지도 철저히 텍스트 위주의 송수신 서비스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카카오가 최근 수익 창출을 위해 다양한 온·오프라인 연계(O2O) 사업에 나서면서 서버와 네트워크 오류 빈도도 잦아졌다”고 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2008년 NHN(현 네이버)을 퇴사한 뒤 설립한 아이위랩은 2010년 2월 국내 첫 스마트폰 기반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을 출시했다. 공짜인 데다 문자보다 보기 쉽고 재미있다는 입소문을 타고 사용자가 급속도로 늘었다.
이듬해 3월 후쿠시마 등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대지진 때 빛을 발했다. 유무선 전화 사용량이 평소 대비 최대 91배까지 급증해 사실상 불통이 됐지만 카카오톡은 정상적으로 서비스되면서 주목받았다. 이에 착안해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카카오톡을 본뜬 라인을 선보였고 5년 만에 일본과 동남아시아 시장을 석권했다.
12일 경주 지진 때는 정반대였다. 카카오톡은 지진이 발생한 직후인 오후 7시45분부터 9시52분까지 2시간여 동안 송수신 지연과 로그인 실패, 가입·탈퇴 오류 등 서비스 장애를 빚었다. 반면 라인이나 페이스북메신저 트위터 등은 서비스에 문제가 없었다. 라인 측은 “지진 발생 이후 라인 신규 가입자 수가 평소의 두 배로 늘었고 송수신량도 크게 증가했다”며 “동일본 대지진을 배경으로 탄생한 라인은 이후 어떤 자연 재해 상황에서도 단 한 번도 서비스가 끊긴 적이 없다”고 말했다. 카카오 측은 이에 대해 “상대적으로 ‘지진 안전 지대’로 여겨진 한국에서 역대 최대 지진이 발생한 만큼 일시적인 트래픽 증가 폭이 지나치게 컸다”며 “특히 인구 집중도가 높은 한국에서 전 국민이 사용하는 메신저다 보니 일본 동남아 지역에 비해 네트워크 부하가 심했다”고 설명했다.
◆“위기 대응 능력에 의문”
전문가들은 카카오 측의 위기 대응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 정보기술(IT) 업계 전문가는 “예상치 못한 사고이고 일시적으로 트래픽이 몰려 서비스가 중단될 수는 있다”면서도 “국내 최대 규모의 메신저 회사가 통신망이 끊기지도 않은 상황에서 2시간이 넘도록 복구를 못 했다는 건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관계자도 “페이스북의 자회사이자 세계 1위 메신저인 와츠앱은 지금까지도 철저히 텍스트 위주의 송수신 서비스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카카오가 최근 수익 창출을 위해 다양한 온·오프라인 연계(O2O) 사업에 나서면서 서버와 네트워크 오류 빈도도 잦아졌다”고 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