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건설사 ㈜한양이 2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사전청약)에서 흥행에 실패했다. 기관투자가의 건설사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특히 신용등급이 낮은 건설사에는 기관투자가들이 투자를 꺼려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양은 3년 만기 회사채 200억원어치 발행을 위해 지난 12일 진행한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에서 단 한 건의 매수 주문도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채권 발행일인 23일까지 추가로 매수자를 찾지 못하면 대표 주관사인 산업은행이 175억원, 미래에셋대우가 25억원을 인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양의 수요예측 실패는 낮은 신용등급의 건설사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한양의 신용등급은 ‘BBB+(안정적)’이다. ㈜한양은 국내 건설사 중 시공능력 평가액 기준 22위다. 실질 순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219억원에서 올 상반기 767억원으로 늘어났고, 1년 이내 만기도래하는 차입금은 1122억원으로 단기상환부담이 높은 수준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한양에 대한 기관투자가의 수요가 거의 없었다”며 “신용등급이 낮은 중견건설사로서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양은 회사채 발행을 위한 최근 3년여 동안 수요예측에서 참패한 기록을 갖고 있다. 2013년 5월과 9월에 200억씩 발행에 나섰으나 단 한건의 매수 주문도 받지 못했다. 작년 5월에도 200억원어치를 발행했으나 기관 수요가 전혀 없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