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햄버거값이 떨어져 골치를 앓고 있다고 CNBC가 16일 보도했다. 물가를 올리겠다는 통화목표와 반대로 물가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는 상징으로 해석하면서다.

CNBC에 따르면 일본의 패스트푸드 체인점들은 지난 6개월간 음식값을 내려왔다. 맥도널드와 버거킹 등 외국계 패스트푸드점은 물론 요시노야 홀딩스와 같은 일본계 회사도 가격인하 경쟁을 벌였다.

맥도널드는 주중 점심메뉴 콤보 세트를 이번 달 초 400엔에 내놨다. 버거와 작은 음료수가 포함된 가격이다. 지난해 10월에 한시적으로 진행했던 프로모션을 확대했다. 당시에는 버거만 200엔에 팔았다. 맥도널드의 코코로 토야마 대변인은 “지난 프로모션에서 매우 인기가 좋았다”며 “저렴한 가격에 매일 사먹을 수 있도록 하려 한다”고 말했다.

CNBC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물가 하락에 대한 인식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은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걱정해야하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구로다 총재는 일본의 물가를 올리기 위해 대대적인 양적완화를 추진해왔으며 마이너스 금리까지도 감행했다. 그런데도 물가가 오르기는커녕 오히려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미야자키 히로시 미쓰비시UFJ모간스탠리증권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유가 하락으로 식당들이 더욱 싼 값에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겨났다”고 말했다.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는 지난 7월 전년 동기대비 0.5% 떨어졌다. 구로다 총재가 2013년 취임한 뒤 최대하락폭이다. 구로다 총재는 2018년 3월까지 물가상승률을 2%로 올려놓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달성이 불가능할 것이란 평가가 많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