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총장 면담결과를 둘러싼 여야의 제각각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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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방미의 최대 수혜자는 반기문 총장이다. 임기가 끝나면 하루라도 빨리 귀국해서 뛰겠다는 의미다.”(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마지막까지 마무리하려는 의지가 강했다.”(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1월 중순 이전은 계산된 타이밍이다. 바로 들어와야 할 이유가 없다.”(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정세균 국회의장과 3당 원내대표들의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면담 결과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원내 대표들이 반 총장의 발언에 대해 해석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함께 나눴던 면담이지만 해석은 정반대였다.
이날 반 총장은 여야 지도부를 유엔본부에서 만나 30분간 비공개환담을 나눴다. 반 총장의 발언내용은 여야 원내대표들을 통해 알려졌으며 각 당의 입장에 따라 진의와 맥락도 제각각이었다. 다만 반 총장이 임기가 끝나는 연말 직후, 늦어도 1월중순 이전에 귀국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점은 같았다.
16일 뉴욕 총영사관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박 대표는 “이번 의장단 방미의 최대 수혜자는 반 총장”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여당에서 상당히 강하게 러브콜을 보내니까 싫지 않다는 반응이 왔다. 임기가 끝나면 하루라도 빨리 귀국해서 뛰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그러자 곧바로 “현 시점에서 반 총장이 내년 귀국 후 활동을 염두해 두고 고민하는 인상은 받지 못했다”며 견제에 나섰다. 이어 “반 총장이 ‘12월31일쯤 짐을 싸야 하지 않을까’라는 말도 했다”며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 잘 마무리하려는 의지가 강했고, 모든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와는 전혀 다른 해석인 셈이다.
우 대표는 분석적인 답변을 내놨다. 그는 “바로 한국에 들어올 이유가 없는데 1월 중순 이전이라고 말한 것은 계산된 타이밍”이라고 해석했다. 내년 1월에 곧바로 귀국한다면 정치적 활동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고, 쉬다가 3월쯤 들어오겠다면 (대통령 선거에) 뜻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 총장의 대선 주자로서 자격을 놓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정 대표는 “반 총장은 한국의 난제를 해결하는데 국가적으로 보탬이 될 수 있다”며 “반 총장에게 ‘경험과 지혜를 발휘한다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여권 대선주자로서의 자질이 충분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박 대표는 이 발언에 대해 “정 대표가 마치 사전에 (반 총장측과) 조율한 것처럼 러브콜을 보냈다”고 해석했다. 우 대표도 “정 대표가 러브콜을 한 게 맞다. 국내 문제에서 어떤 역할을 맡아달라고 한 것인데 (반 총장이) 답변을 하지 않고 웃었다”며 “긍정적인 반응”이라고 말했다.
대국민 보고와 관련된 가벼운 신경전도 벌어졌다. 면담 당시 정 대표가 “귀국 후에 국민들께 크게 보고하는 자리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반 총장이 “그런 기회가 있다면 좋겠다고도 했다”는 것. 우 대표는 이에 대해 “대국민 접촉을 늘리겠다는 분명한 (정치적) 의사표현”라고 지적했다.
우 대표는 북한 핵문제를 반 총장의 대통령 자질과 연관시켰다. 반 총장의 본인 입으로 20년간 북핵문제에 관여했고, 대선후보로서 북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우 대표는 ”유엔사무총장으로서도 북핵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는데, 대통령으로서 가능하겠느냐”며 “국민들이 그 점을 판단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지금까지 국민들이 반 총장을 100m 밖에서 봤다면 앞으로는 가까이 다가가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철저한 검증을 거치게 될 것임을 시사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마지막까지 마무리하려는 의지가 강했다.”(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1월 중순 이전은 계산된 타이밍이다. 바로 들어와야 할 이유가 없다.”(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정세균 국회의장과 3당 원내대표들의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면담 결과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원내 대표들이 반 총장의 발언에 대해 해석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함께 나눴던 면담이지만 해석은 정반대였다.
이날 반 총장은 여야 지도부를 유엔본부에서 만나 30분간 비공개환담을 나눴다. 반 총장의 발언내용은 여야 원내대표들을 통해 알려졌으며 각 당의 입장에 따라 진의와 맥락도 제각각이었다. 다만 반 총장이 임기가 끝나는 연말 직후, 늦어도 1월중순 이전에 귀국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점은 같았다.
16일 뉴욕 총영사관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박 대표는 “이번 의장단 방미의 최대 수혜자는 반 총장”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여당에서 상당히 강하게 러브콜을 보내니까 싫지 않다는 반응이 왔다. 임기가 끝나면 하루라도 빨리 귀국해서 뛰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그러자 곧바로 “현 시점에서 반 총장이 내년 귀국 후 활동을 염두해 두고 고민하는 인상은 받지 못했다”며 견제에 나섰다. 이어 “반 총장이 ‘12월31일쯤 짐을 싸야 하지 않을까’라는 말도 했다”며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 잘 마무리하려는 의지가 강했고, 모든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와는 전혀 다른 해석인 셈이다.
우 대표는 분석적인 답변을 내놨다. 그는 “바로 한국에 들어올 이유가 없는데 1월 중순 이전이라고 말한 것은 계산된 타이밍”이라고 해석했다. 내년 1월에 곧바로 귀국한다면 정치적 활동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고, 쉬다가 3월쯤 들어오겠다면 (대통령 선거에) 뜻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 총장의 대선 주자로서 자격을 놓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정 대표는 “반 총장은 한국의 난제를 해결하는데 국가적으로 보탬이 될 수 있다”며 “반 총장에게 ‘경험과 지혜를 발휘한다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여권 대선주자로서의 자질이 충분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박 대표는 이 발언에 대해 “정 대표가 마치 사전에 (반 총장측과) 조율한 것처럼 러브콜을 보냈다”고 해석했다. 우 대표도 “정 대표가 러브콜을 한 게 맞다. 국내 문제에서 어떤 역할을 맡아달라고 한 것인데 (반 총장이) 답변을 하지 않고 웃었다”며 “긍정적인 반응”이라고 말했다.
대국민 보고와 관련된 가벼운 신경전도 벌어졌다. 면담 당시 정 대표가 “귀국 후에 국민들께 크게 보고하는 자리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반 총장이 “그런 기회가 있다면 좋겠다고도 했다”는 것. 우 대표는 이에 대해 “대국민 접촉을 늘리겠다는 분명한 (정치적) 의사표현”라고 지적했다.
우 대표는 북한 핵문제를 반 총장의 대통령 자질과 연관시켰다. 반 총장의 본인 입으로 20년간 북핵문제에 관여했고, 대선후보로서 북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우 대표는 ”유엔사무총장으로서도 북핵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는데, 대통령으로서 가능하겠느냐”며 “국민들이 그 점을 판단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지금까지 국민들이 반 총장을 100m 밖에서 봤다면 앞으로는 가까이 다가가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철저한 검증을 거치게 될 것임을 시사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