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손연재의 성공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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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갑영 < 전 연세대 총장 jeongky@yonsei.ac.kr >
추석 연휴에 모처럼 리듬체조 갈라쇼에 갔다. 체조 요정 손연재는 물론이고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마르가리타 마문을 비롯한 세계 정상급 스타가 출연하는 큰 공연이었다. 아이돌 그룹 엑소의 ‘으르렁’에 맞춰 매혹적인 공연을 한 손연재의 변신과 한국 리듬체조의 미래를 열어갈 ‘손연재 키즈’ 무대도 큰 박수를 받았다.
체조 불모지 한국에서 손연재 같은 세계적 스타가 탄생한 것은 기적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좀 더 가까이 살펴보면 그 기적은 목표를 향한 집념과 각고의 노력으로 이뤄진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다섯 살 때 체조를 시작한 손연재가 러시아에서 오랫동안 훈련받으며 외롭고 힘든 시간을 어머니와 함께 겪은 과정은 누가 들어도 마음을 찡하게 한다. 말도 통하지 않는 러시아에서 그것도 경쟁자들과 같은 캠프에서 힘든 훈련을 받는 당사자와 그 모든 과정을 뒷바라지해야 하는 어머니를 생각해보면 그 서러움과 내면의 아픔을 쉽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은가. 종종 손연재 선수와 시간을 함께할 때마다 그렇게 여리고 앳된 소녀가 어떻게 그런 당찬 꿈을 꾸고, 어머니의 그 지극한 정성은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절로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손연재의 성공은 아시아 체조 역사를 넘어 여러 면에서 한국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헤아릴 수 없는 땀과 눈물, 수없이 닥쳐오는 좌절을 이겨낸 그 강한 집념을 누가 쉽게 흉내낼 수 있겠는가. 재미로 리듬체조를 시작한 다섯 살 어린아이의 꿈을 세계적 스타로 이끈 부모의 무한한 신뢰와 헌신도 빼놓을 수 없다. 사상가 랠프 에머슨은 모든 혁명은 한 사람의 생각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손연재의 기적도 작은 소녀의 꿈에서 시작됐고, 그 꿈과 열정을 키워준 부모의 흔들림 없는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손연재의 성공 법칙은 경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성공 확률이 지극히 낮은 산업에서 누군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기꺼이 가겠다는 벤처정신이 있어야 창업이 이뤄진다. 그런 꿈을 지닌 ‘벤처 키즈’를 뒷받침할 환경과 제도 또한 필수적이다. 창의성을 존중하지 않는 경직된 문화에서 어떻게 다섯 살 키즈의 꿈이 현실이 될 수 있겠는가. 수없이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원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특히 최근처럼 미증유(未曾有)의 새로운 산업이 떠오르는 시대일수록 손연재와 같은 벤처정신이 우리 사회 곳곳에 확산돼야 한다.
정갑영 < 전 연세대 총장 jeongky@yonsei.ac.kr >
체조 불모지 한국에서 손연재 같은 세계적 스타가 탄생한 것은 기적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좀 더 가까이 살펴보면 그 기적은 목표를 향한 집념과 각고의 노력으로 이뤄진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다섯 살 때 체조를 시작한 손연재가 러시아에서 오랫동안 훈련받으며 외롭고 힘든 시간을 어머니와 함께 겪은 과정은 누가 들어도 마음을 찡하게 한다. 말도 통하지 않는 러시아에서 그것도 경쟁자들과 같은 캠프에서 힘든 훈련을 받는 당사자와 그 모든 과정을 뒷바라지해야 하는 어머니를 생각해보면 그 서러움과 내면의 아픔을 쉽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은가. 종종 손연재 선수와 시간을 함께할 때마다 그렇게 여리고 앳된 소녀가 어떻게 그런 당찬 꿈을 꾸고, 어머니의 그 지극한 정성은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절로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손연재의 성공은 아시아 체조 역사를 넘어 여러 면에서 한국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헤아릴 수 없는 땀과 눈물, 수없이 닥쳐오는 좌절을 이겨낸 그 강한 집념을 누가 쉽게 흉내낼 수 있겠는가. 재미로 리듬체조를 시작한 다섯 살 어린아이의 꿈을 세계적 스타로 이끈 부모의 무한한 신뢰와 헌신도 빼놓을 수 없다. 사상가 랠프 에머슨은 모든 혁명은 한 사람의 생각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손연재의 기적도 작은 소녀의 꿈에서 시작됐고, 그 꿈과 열정을 키워준 부모의 흔들림 없는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손연재의 성공 법칙은 경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성공 확률이 지극히 낮은 산업에서 누군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기꺼이 가겠다는 벤처정신이 있어야 창업이 이뤄진다. 그런 꿈을 지닌 ‘벤처 키즈’를 뒷받침할 환경과 제도 또한 필수적이다. 창의성을 존중하지 않는 경직된 문화에서 어떻게 다섯 살 키즈의 꿈이 현실이 될 수 있겠는가. 수없이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원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특히 최근처럼 미증유(未曾有)의 새로운 산업이 떠오르는 시대일수록 손연재와 같은 벤처정신이 우리 사회 곳곳에 확산돼야 한다.
정갑영 < 전 연세대 총장 jeongky@yonsei.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