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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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그룹이 최근 패션부문 확장에서부터 렌탈사업 인수전, 면세점 진출 등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증권업계는 그룹 차원에서 외형 성장을 도모하는 점을 주목하고 주가 수준도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한섬, 中 시장 진출…패션한류 시동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그룹(현대백화점, 현대홈쇼핑, 현대그린푸드, 한섬, 현대리바트, 현대렌탈케어 등) 계열사인 한섬은 전날 공시를 통해 중국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한섬은 중국 항저우지항실업유한공사와 자사 브랜드 시스템(SYSTEM), 시스템옴므(SYSTEM HOMME) 독점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 2월부터 5년간 최소 수주금액은 836억원 수준으로 연간 약 160억원 규모다.

한섬은 현재 자사 중국 사업을 진행중인 SK네트웍스와의 계약이 끝나는 내년부터 독자적으로 중국 진출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송하연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섬의 브랜드 경쟁력은 중국시장에서도 유효할 것"이라며 "의류시장 성장률이 10%에 가까운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최대 규모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현대백화점이 SK네트웍스의 패션사업을 인수(매각가 3000억원대 추정)할 예정이라는 소식도 들렸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현대백화점에 대해 SK네트웍스의 패션사업부문 영업양수 보도에 관한 조회공시를 요구한 상태다. 답변시한은 이날 오후 6시까지다.

2012년 한섬을 인수한 데 이어 SK네트웍스 패션사업까지 인수할 경우 현대백화점은 패션업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의 지난해 매출액은 5652억원으로 회사 전체 매출(약 20조400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자체 브랜드와 클럽모나코·캘빈클라인 등 유명 수입 브랜드 판매권을 갖고 있어 업계 영향력이 크다.

◆렌탈업 진출, 면세점 재도전…"긍정적"

김근종 현대증권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의 SK네트웍스 인수 추진 여부를 떠나 그룹 차원의 확장이 본격화되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현대백화점그룹은 동양매직, 면세점 운영권 등 각종 인수전에 뛰어들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현대홈쇼핑과 공동으로 동양매직 인수전에 뛰어들어 렌탈사업 확대를 추진 중이다. 현재 본 입찰 적격자로 선정돼 실사가 진행 중이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현대큐밍'이라는 브랜드를 론칭하며 렌탈사업에 뛰어들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현대백화점이 동양매직을 품을 경우엔 수익성 개선은 물론 단숨에 업계 3위로 도약하게 된다.

지난해 고배를 마셨던 면세점 사업에도 재도전한다. 2주 앞으로 다가온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 선정에 일찌감치 참여 의지를 드러내며, 면세점 별도 법인(현대백화점면세점) 설립 등기도 마쳤다.

이번 면세점 입찰전에는 현대백화점 외에도 롯데면세점, SK네트웍스, 호텔신라, 신세계, 한화갤러리아 등이 도전할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오프라인 유통업은 성장을 도모하기 힘들어 브랜드 업체 인수를 통한 외형 성장 정책은 긍정적"이라며 "현대백화점의 현 주가 수준(올해 주가수익비율(PER) 9.5배, 내년 PER 9.3배)도 매력적이어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