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의 경제학자 총회] "경제 어렵다고 보호무역주의?…다시 '대공황 늪' 빠지자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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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몽펠르랭 소사이어티 마이애미 총회를 가다
미국 '스무트-할리법' 악몽
해외 공산품 등 400% 관세…세계적 보호무역전쟁 촉발
경제 위기 해법은
자유무역 확대·규제 완화…성장 잠재력 키우는 정공법
경제 자유도 높은 국가일수록 성장률 높고 1인당 소득 많아
미국 '스무트-할리법' 악몽
해외 공산품 등 400% 관세…세계적 보호무역전쟁 촉발
경제 위기 해법은
자유무역 확대·규제 완화…성장 잠재력 키우는 정공법
경제 자유도 높은 국가일수록 성장률 높고 1인당 소득 많아
세계 경제 석학들이 최근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보호무역주의와 고립주의 바람에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각국을 휩쓰는 보호무역주의가 1930년대 세계를 대공황의 늪으로 몰고간 미국 ‘스무트-홀리 관세법(Smoot-Hawley Tariff Bill)’의 악몽을 떠오르게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석학들은 자유무역 강화와 규제 완화 등 성장 잠재력을 키우는 정공법만이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해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경제 자유도가 성장·침체 갈랐다”
1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州) 마이애미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개막한 ‘몽펠르랭 소사이어티(MPS:Mont Pelerin Society) 연례총회’ 첫 행사의 주제는 ‘경제적 자유(economic freedom)’였다. 행사장을 꽉 메운 350여명의 자유시장 경제 석학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거세진 보호무역주의와 고립주의 바람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머리를 맞댔다.
주제 발표에 나선 제임스 가트니 미국 플로리다대 교수는 “경제난을 이겨내는 길은 경제 자유도를 높이는 길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1986년 미국 프레이저연구소에서 세계경제자유지수(WEF)를 처음 만든 주인공이다. 각 나라의 △정부 예산 등의 크기 △재산권 보호 시스템 △자금의 용이한 접근 △무역 자유도 △정부 규제도 등 다섯 가지를 평가해 매년 경제자유지수 순위를 매긴다. 한국은 올해 178개국 중 27위를 기록했다. 가트니 교수는 우선 국가별 경제적 자유도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으며 선진국과 비(非)선진국 간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경제적 자유도가 높은 나라일수록 해외 투자가 많고, 성장률이 높으며, 1인당 국민소득(GDP)이 높다고 소개했다. 예를 들어 2000~2013년 지수가 6 이하인 비(非)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은 평균 경제성장률이 연 1.8%에 불과했으나 지수가 6~7.5 사이에 분포한 국가들의 성장률은 연 2.8%에 달했다는 것이다.
가트니 교수는 “경제난을 보호무역이나 재정 투입 등 대증(對症)적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은 오히려 큰 후유증을 남긴다”며 “1930년대 대공황의 주요 원인이 된 스무트-홀리 관세법의 부작용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미국이 1930년에 제정한 스무트-홀리 관세법은 2만개의 해외 농산품 및 공산품에 최고 400%의 관세를 부과토록 해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전쟁의 단초가 됐다. 1940년생인 가트니 교수는 “올해처럼 양당 대통령 후보가 모두 보호무역주의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놓은 것은 처음 본다”며 “역사의 실패에서 배우지 못하면 재앙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어려운 때일수록 정공법으로 대응”
매년 각국의 자료를 받아 경제자유지수를 산출하고 있는 미국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킴 홀스 선임연구원은 “경제자유지수 결과를 통해 각국은 자유무역 강화와 규제 완화, 감세 등이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인 성장의 해법이라는 것을 깨달아가고 있다”며 “일시적으로 경기가 나빠졌다고 해서 정공법을 버리고 단기적 해법을 찾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앨런 멜처 미국 카네기대 교수는 “단기적으로 경제위기를 탈출하려다 보면 무리한 방법을 동원할 수 있다”며 “법에 의해 예측 가능한 경제환경을 만들고 지켜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멜처 교수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MPS 회장을 맡은 금융·통화 전문가다. 그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의회를 통하지 않고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시행된 이민개혁법이나 탄소 규제 등이 시장과 이해관계자의 반발에 부딪혀 소송 과정에서 종종 뒤집히고 있다고 비판했다.
MPS 회원인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트럼프가 집권하면 의회가 반대하는 자유무역협정(FTA)의 전면 재협상, 관세 인상 등의 조치를 위해 행정명령이 남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마이애미=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경제 자유도가 성장·침체 갈랐다”
1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州) 마이애미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개막한 ‘몽펠르랭 소사이어티(MPS:Mont Pelerin Society) 연례총회’ 첫 행사의 주제는 ‘경제적 자유(economic freedom)’였다. 행사장을 꽉 메운 350여명의 자유시장 경제 석학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거세진 보호무역주의와 고립주의 바람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머리를 맞댔다.
주제 발표에 나선 제임스 가트니 미국 플로리다대 교수는 “경제난을 이겨내는 길은 경제 자유도를 높이는 길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1986년 미국 프레이저연구소에서 세계경제자유지수(WEF)를 처음 만든 주인공이다. 각 나라의 △정부 예산 등의 크기 △재산권 보호 시스템 △자금의 용이한 접근 △무역 자유도 △정부 규제도 등 다섯 가지를 평가해 매년 경제자유지수 순위를 매긴다. 한국은 올해 178개국 중 27위를 기록했다. 가트니 교수는 우선 국가별 경제적 자유도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으며 선진국과 비(非)선진국 간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경제적 자유도가 높은 나라일수록 해외 투자가 많고, 성장률이 높으며, 1인당 국민소득(GDP)이 높다고 소개했다. 예를 들어 2000~2013년 지수가 6 이하인 비(非)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은 평균 경제성장률이 연 1.8%에 불과했으나 지수가 6~7.5 사이에 분포한 국가들의 성장률은 연 2.8%에 달했다는 것이다.
가트니 교수는 “경제난을 보호무역이나 재정 투입 등 대증(對症)적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은 오히려 큰 후유증을 남긴다”며 “1930년대 대공황의 주요 원인이 된 스무트-홀리 관세법의 부작용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미국이 1930년에 제정한 스무트-홀리 관세법은 2만개의 해외 농산품 및 공산품에 최고 400%의 관세를 부과토록 해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전쟁의 단초가 됐다. 1940년생인 가트니 교수는 “올해처럼 양당 대통령 후보가 모두 보호무역주의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놓은 것은 처음 본다”며 “역사의 실패에서 배우지 못하면 재앙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어려운 때일수록 정공법으로 대응”
매년 각국의 자료를 받아 경제자유지수를 산출하고 있는 미국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킴 홀스 선임연구원은 “경제자유지수 결과를 통해 각국은 자유무역 강화와 규제 완화, 감세 등이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인 성장의 해법이라는 것을 깨달아가고 있다”며 “일시적으로 경기가 나빠졌다고 해서 정공법을 버리고 단기적 해법을 찾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앨런 멜처 미국 카네기대 교수는 “단기적으로 경제위기를 탈출하려다 보면 무리한 방법을 동원할 수 있다”며 “법에 의해 예측 가능한 경제환경을 만들고 지켜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멜처 교수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MPS 회장을 맡은 금융·통화 전문가다. 그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의회를 통하지 않고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시행된 이민개혁법이나 탄소 규제 등이 시장과 이해관계자의 반발에 부딪혀 소송 과정에서 종종 뒤집히고 있다고 비판했다.
MPS 회원인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트럼프가 집권하면 의회가 반대하는 자유무역협정(FTA)의 전면 재협상, 관세 인상 등의 조치를 위해 행정명령이 남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마이애미=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