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는 21일 로보어드바이저(로봇을 활용한 투자자문)펀드가 저성장·저금리 환경에서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적합하다고 밝혔다.

시스템을 통해 위험을 관리할 수 있고, 다양한 투자 대상과 투자 지역에 사람보다 빨리 적응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로보어드바이저펀드를 공모로 출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여의도 인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세계 경제는 저성장·저금리·고령화라는 '2저(低)1고(高)' 상황에 접어들었다"며 "이로 인해 투자자의 자산 수익률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저수익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에서 운용사들이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로보어드바이저펀드야 말로 가장 적합한 상품이라고 이 대표는 소개했다.

우선 투자전문 인력의 통찰력과 함께 컴퓨터 시스템을 활용한 분석을 결합한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위험 관리를 해야 할 때 사람의 경우 감정이 개입될 수 밖에 없지만 시스템은 이런 실수를 할 가능성이 없다는 설명이다.

최근 주식 뿐 아니라 채권, 실물자산, 통화까지 투자 대상이 다양화하고 있고 투자 지역도 넓어지는 것 역시 로보어드바이저펀드에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박제우 주식운용본부 ETF팀장은 "사람은 매번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없다"며 "로보어드바이저펀드는 멀티에셋 투자를 통해 수익 원천을 다양화하고 분산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지난 4월 쿼터백투자자문과 공동으로 선보인 로보어드바이저펀드(키움 글로벌 로보어드바이저 채권혼합-재간접형)는 설정 이후 수익률이 3.42% 에 달한다.

쿼터백투자자문 빅데이터와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을 활용해 국내 외 2000여개의 상장지수펀드(ETF)에 분산 투자하는 게 특징이다. 현재까지 5종 펀드 시리즈로 들어온 자금은 총 303억원이다.

한병욱 마케팅본부 상무는 "앞으로 로보어드바이저펀드는 연 5~6% 수준 수익률을 추구해 나갈 것"이라며 "내년부터는 이 펀드를 연금 시장으로까지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연평균 68%씩 성장해 2020년까지 운용 자산 규모가 2000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