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4%만 될 수 있지만
중앙부처 차관 자리 88개…성공한 공무원의 상징
툭하면 회의 불려다녀…실질적 정책 결정에선 소외
퇴직 후에도 '역차별'
명퇴금 받을 기회 사라지고 '낙하산' 자리도 점점 줄어
'1급 퇴직' 선호하는 현상도
지난달 30일 국회 ‘민생경제특별위원회’ 회의실. 여야 의원들이 “장관은 다 어디 가고 차관들만 왔느냐”며 호통을 치자 경제 관련 부처에서 참석한 차관 네 명이 차렷 자세로 앉아 연신 머리를 조아렸다. 다른 일정을 핑계로 불참한 장관들을 대신해 불려 온 ‘대타’들이었다. 오전 10시에 시작한 특위는 오후 4시까지 이어졌다. 회의 대부분은 기본적인 사실을 확인하는 질의응답으로 채워졌다. 토론은 한 시간도 안 됐다.
한 경제부처 차관은 “대참했다고 야단맞으며 시작한 회의가 6시간 내내 알맹이 없이 끝나고 회의장을 나설 때면 내가 국사(國事)를 책임지는 정무직 차관이 맞는지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고무줄’ 같은 자리
관가에선 이날 네 명의 차관 모습이 대한민국 차관의 역할과 위상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꼽힌다. 차관은 한자로는 ‘次官’, 영어로는 ‘deputy minister’다. ‘2인자’ 또는 ‘장관을 대행’하는 자리다.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는 정무직이지만 명확한 역할이 없다. 그래서 과거 기획재정부에서 차관으로 일한 한 관료는 “차관은 고무줄과 같은 존재”라고 했다. 본인 역량에 따라, 또는 장관이 ‘실세 장관’인지 여부에 따라 차관의 역할이 늘어났다 줄었다 한다는 것이다.
2013년 정부가 만든 ‘차관 직무 가이드’에도 차관 역할은 두루뭉술하게 기술돼 있다. ‘장관을 보좌하는 2인자’라면서도 동시에 ‘주요 업무를 실질적으로 주도하는 자리’라며 상충돼 보이는 역할이 나열돼 있다.
하지만 차관을 해본 관료들은 다 안다. 국회 3선급 의원들의 자리를 챙겨주기 위해 발족된 각종 특별위원회에 장관 대신 불려가 깨지거나, 장관이 바빠 가지 못하는 행사에 참석해 축사하는 ‘대독 차관’이 주된 역할이라는 것을.
간혹 장관보다 힘이 강해 ‘왕차관’이란 별명이 붙은 차관들도 있긴 했다. 정권의 ‘줄’을 타고 내려온 ‘낙하산 차관’들로 대부분 단명으로 끝났다.
◆확률 0.014% 별따기지만…
차관급 자리는 모두 88개(청와대 비서관, 검사장 제외)다. 전체 중앙 공무원(62만5835명)의 0.014%에 해당된다.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1급까지는 실력으로 올라갈 수 있지만, 정무직인 차관부터는 실력 못지않게 관운도 따라야 한다. 하지만 차관 자리에 올라도 권한은 많지 않다. 정식 보고라인도 아니다. “국·과장 때는 차관이 되면 할 수 있는 게 많을 것 같았지만, 막상 차관이 돼 보니 오히려 실무 권한을 가진 국장보다 못하더라”(A 전 차관)는 말이 나올 만하다.
각종 회의에 배석하는 것도 차관들로선 피곤한 일이다. B 전 차관은 “미리 짜여진 각본대로 흘러가 승인하고 끝나는 회의에선 대부분 차관들은 허수아비처럼 한마디도 하지 않고 나온다”고 했다. 국정감사나 청문회가 특히 그렇다. 지난 8~9일 국회에서 열린 ‘서별관 청문회’에는 기획재정부 차관(최상목)과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정은보)이 유일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임종룡 금융위원장 옆에 나란히 출석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틀 내내 말 한마디 못한 채 묵묵히 자리만 지켜야 했다. 경제부처 차관을 지낸 C씨는 “차관 자리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귀는 열고 열심히 움직이되 말은 하지 않아야 하는 자리”라고 했다.
◆퇴직 후 ‘실업자’ 신세
‘대리 사과’ ‘대리 출석’ ‘허수아비 회의 참석’ 등으로 ‘영혼 없는’ 차관 자리에서 고생하고 나와도 갈 곳은 마땅치 않다. 기재부처럼 소위 ‘끗발’있는 부처 출신 차관들은 다른 부처의 장·차관으로 이동할 수 있지만, 힘 없는 다른 부처 차관들은 ‘언감생심’이다. 부처 가운데 산하기관을 가장 많이 거느리고 있는 산업부조차 현 정부 들어 퇴직한 네 명 중 KOTRA 사장으로 가 있는 김재홍 전 차관을 제외하고 한진현, 문재도, 이관섭 등 전 차관들은 모두 집에서 쉬고 있다.
차관으로 진급하면서 치러야 하는 기회비용도 크다. 신분이 보장돼 있는 관료들이 정년에 앞서 옷을 벗고 조기퇴직하는 경우 민간의 명예퇴직금과 비슷한 퇴직위로금이 나온다. 1급에서 옷을 벗으면 1억5000만원가량 챙길 수 있다. 반면 차관으로 승진하면 이를 포기해야 한다. 올초 물러난 D 전 차관은 “이런저런 이유로 요즘엔 차라리 1급을 하다가 나가는 게 낫다는 풍조마저 생긴다”며 “차관 자리에 회의를 느낄 때는 장관 제의가 와도 뿌리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12일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열어 충남대전·전남광주·대구경북 지역의 행정통합을 위한 특별법을 각각 의결했다. 특별법은 새로 출범하는 통합특별시에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위상을 부여하고, 이에 따른 국가의 재정지원, 교육자치 등에 대한 특례를 부여하는 내용 등이 골자다. 행정통합의 특례 근거 등을 담은 지방자치법 개정안도 소위에서 함께 의결됐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다.여당 간사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월 1일부터 통합 지자체가 운영되기 위해 2월 중 개문발차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전남광주·대구경북 통합특별법의 경우 사실상 합의돼 여야가 아름다운 결론을 낼 수 있는 상황인데도 이런 결과가 나와 대단히 아쉽다"고 말했다.그는 여야가 이견을 보였던 충남대전 통합특별법에 대해선 "쟁점이 남아 있다"며 "소위에서 의결하더라도 여야 간사 간 협의를 통해서 추가로 검토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향후 4년간 매년 5조원씩 총 20조원을 지원하는 조문은 향후 대통령 정책실장이 주도하는 통합지방정부 재정지원TF 검토 후 보완될 전망이다.국민의힘은 이날 소위에서 투표를 하지 않았다.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발의한 법안을 중심으로 심의가 이뤄졌다"며 "겉으로는 통합이란 양의 탈을 쓰고 실제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법안 내용으로 고기를 팔고 있었다"고 주장했다.행안위는 이날 밤 10시 이후 전체회의에서 관련 안건을 최종 처리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들은 각 지역별로 요청한 특례 조항 중 수용할
이재명 대통령이 "개학을 앞둔 만큼 교복 가격의 적정성 문제를 한번 살펴봐 달라"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12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최근 교복 구입비가 60만원에 육박한다고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이 대통령은 "(고가 교복이) 부모님의 '등골 브레이커'라고도 한다더라"며 "대체로 수입하는 게 많은데 그렇게 비싸게 받는 게 온당한지 만약 문제가 있으면 어떻게 대책을 세울지 검토해달라"고 강조했다.이어 "업체들에 돈을 대줄 게 아니라 교복 생산자 협동조합 같은 것을 만들어서 국내 일자리도 만들고, 소재도 가급적 국산으로 만들게 하면 국내 산업 발전에도 도움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해본다"며 검토를 지시했다.이 대통령은 "국정의 제1원칙은 국민의 삶을 바꾸는 것"이라며 "정책 성과는 국민의 삶 속, 현장에서 비로소 확인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그는 설 연휴를 앞두고 물가 대책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충북 충주 무학시장을 방문한 사례를 거론하며 "우리 국민이 여전히 물가 걱정, 매출 걱정을 많이 하더라"며 "주식 등에 관심이 많은데 (그 활황의 온기가) 현장에 많이 전이되진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이어 "어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가 가동됐는데, 단기 대책뿐 아니라 특정 품목의 담합·독과점 같은 불공정 거래도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며 "유통 단계별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는 선제 조치까지 해 물가 관리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또 할당관세 품목을 지정하면 일부 업체가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사례도 언급하며 "정책의 틈새를 악
공천헌금 1억원 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무소속 강선우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12일 국회에 보고됐다.현직 국회의원은 회기 중 불체포 특권이 있어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다.국회법상 국회의장은 의원 체포동의 요구서를 받은 후 처음 개의하는 본회의에서 이를 보고한다. 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이날 국회에 보고됐다.체포동의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때부터 24~72시간 이내 표결에 부쳐야 한다. 이 시한을 넘기면 그다음 열리는 첫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한다. 이에 따라 체포동의안은 설 연휴 뒤 열리는 첫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된다.가결 시 영장실질심사 기일이 정해지고, 부결되면 법원은 심문 없이 영장을 기각한다.앞서 검찰은 강 의원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및 배임수증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은 지방선거를 앞둔 2022년 1월 용산 한 호텔에서 공천을 대가로 1억원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다.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