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자산운용이 중국에 자산운용사를 세우고 시장 개척에 나섰다. 지분 100%를 보유한 자산운용사를 중국에 설립한 것은 국내 운용사 가운데 한화자산운용이 처음이다.

한화자산운용은 22일 이사회를 열어 1000만달러(약 112억원)를 들여 중국 톈진에 ‘한화투자관리(톈진)유한공사’를 설립하는 사업안을 승인했다. 이달 중국 당국에 외화독자회사(WFOE) 설립 신고를 하고, 11월께 승인이 나오면 등록 절차를 밟는다. 순조롭게 절차가 이뤄지면 내년 2~3월께 설립을 마무리하고 내년 하반기에 첫 펀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한화자산운용은 당초 현지 기업과 합작 운용사를 세워 중국에 진출할 계획이었다. 회사 설립 시 외국 자본 지분율이 50%를 넘으면 안 된다는 중국 당국의 규제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난 6월 공표된 중국 펀드시장 개방 정책으로 외국 자본 단독법인의 사모펀드 운용사 설립이 가능해지자 이번에 방향을 돌렸다. 영국계 애버딘자산운용, 미국계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 JP모간 등은 이미 중국에 외자독자회사를 등록했다.

이번 중국 진출은 글로벌 자산운용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중장기 경영계획에 따른 것이다. 한화자산운용은 저금리·저성장 시대의 신성장동력을 해외·대체투자에서 찾기 위해 해당 사업 분야를 대폭 보강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이날 이사회에서 한화생명 뉴욕법인을 118억원에 인수하는 투자안도 승인했다. 새로 인수하는 뉴욕법인을 토대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채권을 직접 운용하며 해외 대체투자를 늘릴 예정이다. 황승준 한화자산운용 상무는 “중국 자본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해 선도 운용사 지위를 확고히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