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방송화면
사진=방송화면
'바다 위 난민' 신세가 된 한진해운 선원들의 영상이 공개됐다.

한진해운 노동조합은 23일 선원들이 직접 촬영해 보내온 선상 생활 등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싱가포르 앞 공해상에서 3주째 대기 중인 한진네덜란드호 선원들이 식량을 아끼려고 낚시로 물고기를 잡는 장면이 담겼다.

이 배의 조리장은 "선원들에게 적은 양의 식사만 제공하고 있다. 부식을 최대한 오랫동안 아껴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며 "언제 다시 부식을 실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선원들의 건강이 걱정이다"고 말했다.

물도 부족해 선원들이 목욕과 세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생활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선원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한진네덜란드호의 한국인 선원은 "이제 너무 힘들다. 빨리 조치해 달라. 우울증 증세가 오고, 일하는 것에 상당히 지장이 있다"고 말했다.

이 배의 한 외국인 선원은 근로계약이 끝났는데도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
그는 "어머니가 아프다. 이제 집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한 여성 해기사는 "꿈이 부서지고 희망이 흔들리고 있다. 아무것도 못 하고 바다 위에서 무기력하게 기다리는 현실이 마치 태풍과 같다"고 심경을 밝히고 "이 태풍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노조가 공개한 영상에 나오는 선박들은 한 달 치 정도의 주·부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매일 선박별로 필수품 공급현황을 파악하면서 제때 공급되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