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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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일 500회를 맞는 MBC 대표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시작은 미약했다. 무한도전은 2005년 4월23일, ‘토요일’의 한 코너 ‘무모한 도전’으로 시청자들과 처음 만났다. 황소와 줄다리기, 지하철과 100m 달리기 등 주로 몸을 쓰는 황당하고 원초적인 도전은 별 주목을 받지 못한 채 그저 그런 프로그램으로 남을 뻔했다.

그러나 김태호 PD를 만나면서 모든 게 달라졌다. 무한도전으로 이름을 바꾸고 정규편성이 되면서 점차 지금의 모습을 갖춰가기 시작했다. 멤버들의 위상도 달라졌다. 대한민국 ‘평균 이하’를 자처하던 남자들은 팬들이 사랑하는 남자들이 됐다.

변하지 않은 게 있다면 ‘무모한’ 도전 정신이다. 무한도전은 변방에 머물지 않고 비인기 종목에 직접 뛰어들어 관심을 호소했다. 김연아 손연재 등 스포츠 스타는 물론 정우성 황정민 차승원 김희애 지드래곤 등 톱스타들도 무한도전에 출연해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잭 블랙, 티에리 앙리, 마리야 샤라포바 등 특급 해외 스타들도 무한도전을 거쳐 갔다.

무한도전의 행로가 늘 순탄하지는 않았다. 언제부터인가 무한도전은 항상 ‘위기’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원년 멤버였던 노홍철과 정형돈이 프로그램에서 하차했을 때가 대표적이었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고 도전하며 예능의 판도를 바꿨다. 한 회에 한 개의 아이템을 소화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봅슬레이·프로레슬링·조정 등 장기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2년마다 가요제를 열어 다양한 뮤지션과의 협업을 선보였다. ‘2016 무한상사’를 통해서는 예능과 영화의 협업을 시도했다. 다음달 1일 500회 특집에선 증강현실을 이용해 ‘포켓몬고’를 패러디한 새로운 방식의 추격전이 전파를 탄다.

무한도전은 이제 지구 밖까지 도전의 영역을 확대한다. 멤버들은 다음달 러시아 가가린우주센터에서 무중력 비행 훈련을 받을 예정이다. 지난해 10주년 5대 기획으로 발표한 ‘우주여행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손예지 한경텐아시아 기자 yeji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