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라 등 감염병은 손씻기만 잘 해도 예방할 수 있다. 한경DB
콜레라 등 감염병은 손씻기만 잘 해도 예방할 수 있다. 한경DB
15년 만에 국내 콜레라 환자가 발생하고 주사기 재사용 등이 의심되는 의료기관에서 C형간염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등 각종 감염 질환자가 늘고 있다. 환절기가 되면 독감 등으로 인한 폐렴 환자도 늘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 법정 감염병 발생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법정 감염병 발생 건수는 총 12만8696건으로 5년 동안 31% 증가했다. 예방접종을 통해 예방 및 관리 가능한 2군 감염병도 늘고 있다. 2군 감염병은 5년 전인 2011년보다 지난해 발생 건수가 68%(7만3957건) 증가했다. 환절기 주의해야 할 각종 감염병과 예방법 등을 알아봤다.

◆올해 폐렴구균 감염, 지난해의 두 배

환절기 고령층이 주의해야 할 감염병 중 하나가 폐렴이다. 폐렴을 일으키는 원인균 중 하나인 폐렴구균 감염은 올해 1~8월 총 329건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발생 건수(165건)와 비교했을 때 2배 정도 늘었다. 이재갑 한림대의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폐렴구균 감염은 폐렴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라며 “폐렴은 국내 입원 원인 1위와 사망 원인 5위를 차지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지만 아직 예방접종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령과 무관하게 고령층이나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자, 만성폐쇄성 폐질환(COPD)이나 천식 등 폐 질환 기저질환을 보유하고 있는 위험군은 반드시 환절기를 앞두고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뇨병 환자는 건강한 성인보다 일상생활에서 폐렴에 걸릴 위험이 최대 3.1배 높다. 지역사회 전파 폐렴 환자의 동반질환 중 가장 많은 질환이 당뇨병일 정도로 흔하게 발생한다. 예방 접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성인에게 접종 가능한 폐렴구균 백신은 13가 단백접합백신과 23가 다당질백신 두 가지가 있다. 면역력이 약한 고령층이나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 COPD나 천식 등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 같은 위험군은 13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을 먼저 접종하고 1년 뒤 23가 다당질백신을 추가 접종하는 것이 좋다.

◆한 달 새 환자 4명 발생한 콜레라

[건강한 인생] 찬바람 솔솔 불면 면역력 '뚝'…천식·당뇨 있다면 폐렴 백신 꼭 접종하세요
길어진 여름 탓에 1군 감염병인 수인성 식품 매개 감염병 환자도 늘고 있다. 최근 후진국병으로 여겨지던 감염병이 다시 등장해 국민 불안을 키우고 있다. 대표적 감염병이 콜레라다. 2001년 국내에서 유행한 뒤 발생이 줄어 최근 2년 동안은 감염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환자가 발생했고 한 달 새 4명의 환자가 감염됐다. 2003년 이후 콜레라 감염은 해외유입감염이 대부분이었다. 올해 감염자는 4명 중 3명이 국내에서 감염돼 국가적 차원의 대응이 논의되고 있다.

콜레라 등 수인성 감염병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철저한 개인 위생 관리다. 오염된 음식은 먹지 말고 물과 음식은 끓이거나 익혀 먹어야 한다. 음식을 조리하거나 섭취하기 전, 화장실을 다녀온 뒤에는 반드시 30초 이상 손을 씻어야 한다.

◆잇따르는 C형 간염 집단감염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등으로 인한 C형 간염 감염이 늘어나는 것도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C형 간염 감시체계를 ‘표본감시’에서 ‘전수감시’로 전환하는 등 국가적 차원의 예방 및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C형 간염은 B형 간염과 달리 백신이 없고 급성기 환자의 70% 정도가 증상이 발생하지 않아 조기에 인지하기가 어렵다. 질병이 생기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건강검진 등을 통해 질환을 초기에 발견하는 등 안전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또 면도기 칫솔 손톱깎기 등 혈액에 오염될 가능성이 높은 개인위생용품은 다른 사람과 함께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성관계 시 콘돔을 사용해 혈액을 통해 전파되는 것도 차단해야 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